생각해 봅시다
이석채 전KT회장과 정문술 전KAIST이사장의 200억원
100명
2014. 1. 10.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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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이석채(68) 전 KT 회장에 대해 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이르면 13일 영장심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 |
검찰이 이석채 전 KT회장에 대해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편 정문술 전 카이스트(KAIST) 이사장은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215억원을 KAIST에 기부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9일 회사에 거액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이석채 전회장(69)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 전회장은 KT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친인척이 운영하는 콘텐츠 업체 '사이버MBA'(현 KT이노에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입히는 등 총 100억원대 손실을 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이버MBA는 이 전회장의 8촌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주요 주주로 있던 회사로, 검찰은 이 전회장이 M&A(인수합병)과정에서 이 전회장의 지시에 따라 특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당시 KT와 사이버MBA 관계자를 불러 조사한바 있다.
또 검찰은 이 전회장이 KT임원에게 급여를 과다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7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을 조성한 경위와 비자금 조성이후 정관계 로비 의혹 등 용처에 대한 확인 작업을 벌여왔다.
수사당시 이 전회장의 횡령·배임 액수가 1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찰은 우선 확인되는 200억원 가까운 범죄 혐의를 구속영장에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회장의 구속여부는 이르면 오는 13일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이 전회장은 2009년 KT의 회장직을 맡아 경영하며 1000억원대 손실을 끼친 혐의로 지난해 2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고발당했다.
한편 같은 날 9일 정문술(76·전 미래산업 회장) 전 카이스트(KAIST) 이사장은 인재 양성에 힘 써달라며 215억원을 KAIST에 기부했다. 정 전 이사장이 KAIST에 기부한 대학 발전기금은 2001년에 기부한 300억원을 합쳐 모두 51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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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이사장은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너무나 부끄러운 짓'이라고 했던 앤드루 카네기 등에 감명을 받아 지속적이고 생산력이 있는 기부를 하겠다는 소신을 펴왔다.
지난 2001년에도 300억원을 KAIST에 쾌척해 대전 유성구 KAIST캠퍼스에 지상 11층, 지하 1층 규모의 바이오 및 뇌공학과 건물을 세웠다. 당시 정 전 이사장은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의 융합 연구에만 써달라”고 당부를 했다.
정 전 이사장은 “이번 기부는 개인적으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였으며, 또 한편으로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소중한 기회여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정 전 이사장은 1983년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반도체 장비 제조회사인 미래산업을 창업했다. 2001년 “회사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며 회사 경영권을 직원에게 물려주고 스스로 은퇴했다. 이어 2012년 자신과 부인에게 남은 회사 주식을 모두 매각해 400억원을 현금화한 뒤 이 가운데 215억을 이번에 KAIST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모 총장은 “정 전 이사장의 기부는 KAIST가 미지의 학문 분야를 개척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을 본다”며 “KAIST가 세계 속의 연구대학이 되는 데 한 걸음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의 대물림은 부끄러운 것'이라는 정문술 전 이사장의 215억원 기부와 부의 대물림과 관련된 방만 경영으로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석채 전 KT회장의 구속은 같은 날 같은 금액으로 흑백대비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