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세상

KT ‘특허 나눔’ 中企를 살리다

100명 2013. 6. 10. 14:30

통신장비 설치와 시공을 주로 하는 성창통신의 이재진 대표는 지난 2011년 초까지만 해도 고민이 많았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한줄기 빛이 내려왔다. KT가 2011년 7월 동반성장 차원에서 특허를 무상 양도하겠다는 공고를 낸 것.

이 대표는 2011년 10월 전자통신장치의 이상상태를 감지하는 방법에 관한 특허 1건, 전자통신장치의 장애를 검출해 자동으로 복구하는 방법에 관한 특허 1건 등 총 2건을 신청, 무상양도 받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지난해 12월 카운터 센서 스위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스위치는 특정 공간에 있는 사람 수를 계산해 전등 등을 자동 제어하는 장치다. 성창통신 임직원의 기술 개발 노력이 없었다면 카운터 센서 스위치를 개발할 수 없었겠지만, KT의 특허 무상 양도 제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영인이엔씨도 KT로부터 무상으로 양도받은 특허를 바탕으로 새로운 특허를 개발해 신규 사업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우종군 대표는 “특허를 받아 활용하는 단계에서 더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자체 특허를 획득하게 됐다”며 “기존 시공분야의 연 매출액은 130억 원 규모였으나 제조사업에 신규 진출함에 따라 3년 후 매출액 연 500억 원 달성과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올해도 상생협력 차원으로 180여 건의 유휴 특허에 대한 무상 혹은 저가 양도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더 많은 특허가 활용될 수 있도록 385개 협력사뿐 아니라 연 매출 300억 원 이하의 일반 중소기업에까지 문호를 개방한 점이 특징이다. KT에 따르면 지난 7일 마감시간까지 100여 건의 특허 양도 신청서가 접수됐다.

성숙경 KT 지식재산경영담당 상무는 “특허 양수 제도의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어내 대·중소기업 간 대표적인 상생협력 모델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