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한국영화 다소 안이해졌다” 지적도 한국관객들 80% 이상이 5월 이후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월 4주차 개봉예정작 인지도 조사 결과, 개봉을 1~2개월 남겨둔 ‘캐리비안의 해적3’ ‘스파이더맨3’ ‘슈렉3’ ‘오션스13’의 인지도 평균이 84%에 달했다..
이번 인지도 조사는 국내최대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가 3월 22일부터 28일까지 3개월 이내에 예매경험이 있는 관객 10,000명을 대상으로 개봉예정작들의 인지도를 이메일을 통해 조사했다. 조사대상자의 연령대는 10대:20대:30대:40대 이상=10:50:30:10의 비율로, 성별은 여성:남성=60:40으로, 평균관객비율을 그대로 적용했다.
조사 결과, 5월 개봉예정작인 ‘캐리비안의 해적-세상 끝에서’는 응답자의 89%, ‘스파이더맨3’는 84%, 6월 개봉예정작인 ‘슈렉3’는 83%, ‘오션스 써틴’은 80%가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영화들은 모두 시리즈 3편에 해당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조사대상자는 예매관객을 대상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잠재관객들이 개봉예정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3월은 전초전이었나? 5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본격적인 공습이 점쳐지고 있다. 3월 한국영화의 예매점유율은 10%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5월은 3월의 10%대마저 깨지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국내 극장가를 사실상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극장가에서는 작년 5월의 악몽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작년 5월 한국영화는 4편이 ‘미션 임파서블3’, ‘다빈치 코드’등 대작 2편에 압도되어 주간 예매점유율이 1%에도 못 미칠 정도의 수모를 겪은 바 있다.
‘5월 악몽의 재현’을 우려하는 극장관계자들은 올해 5월 개봉예정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관객인지도가 티저마케팅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인지도 80%를 넘어선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지도 80%대는 사전홍보가 성공적일 경우 개봉 1주일 전에서나 도달할 수 있는 수치이다. 개봉 2주차만에 200만 관객을 동원한 ‘300’의 개봉 1주일전 인지도가 83%였다.
따라서 개봉을 무려 1~2개월이나 남긴 상태에서, 그것도 티저마케팅도 시작하지 않은 시점에 인지도가 80%에 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같은 수치는 티저마케팅이 시작되는 초기의 평균 인지도 15%에 비해서도 5배 가량 높은 것이다.
이러한 높은 인지도는 예고편 순위에도 바로 나타나고 있다.
3월 30일 10시 현재 맥스무비의 예고편 실시간 순위는 개봉작들을 제치고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 끝에서’ ‘오션스 13’ ‘스파이더맨3’ ‘슈렉3’가 연달아 1위부터 4위까지 차지하고 있다. 잠재관객들의 높은 관심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한 관객들의 높은 관심은 최근 연이은 한국영화 흥행부진의 반사작용으로 보인다. 그간 한국영화에 열광하던 관객들이 올 들어 한국영화에 실망하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과거 한국영화는 흥행에서 부진하더라도 ‘관람후평점’에서 높은 평점을 받았던 것과 달리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들은 8점대 미만(10점 만점)을 기록한 것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에서 80점 이상을 받은 할리우드 영화들의 공통점이 모두 시리즈 영화라는 점에서 쉽게 사전인지도를 획득했던 것도 주요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설문에 응답한 ‘내이름은’(남.24)은 “최근 한국영화들은 예고편을 보고 기대했다가 실망한 경우가 많다.”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라고 기대치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실망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꾸꺼꺼꾸로‘(여.21)는 “이미 1, 2편을 본 할리우드 시리즈 영화들은 외국사이트를 뒤져서라도 예고편을 찾아보게 된다”면서 시리즈 영화들의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국내 개봉 일정] 5월 4일 <스파이더맨3>
5월 24일 <캐리비안의 해적-세상 끝에서>
6월 6일 <슈렉3><오션스 써틴>
6월 28일 <다이하드 4.0><트랜스포머>
7월 12일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7월 26일 <라따뚜이><판타스틱4:실버서퍼의 위협>
8월 9일 <심슨가족-더 무비>
이 같은 관객들의 할리우드영화 선호분위기와 관련 극장가에서는 한국영화 마케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극장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영화가 관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다소 안이해진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서울의 대형극장 관계자는 “최근 한국영화들이 어느 때보다 개봉 전에 시끌벅적하지만 정작 개봉주에 무대인사도 다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대인사 스케줄을 취소하는 경우도 생긴다”면서 “극장 입장에서도 특정영화만 잘 되는 것은 오히려 손해”라면서 한국영화가 관객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방의 대형극장관계자는 “흥행에 부진한 한국영화들의 경우 개봉주에 찾아온 관객들은 실망을 기대와 다르다며 실망을 나타내는가 하면 오히려 스크린을 내리는 시점에 와서 의외로 재미있었다는 반응을 보이는 관객들이 있다”면서 “대량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 영화를 선호할만한 관객들에게는 한국영화가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한국영화 마케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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