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들, "영상언어를 거래하지 말라"
[필름 2.0 2007-03-28 20:50]
영화인들이 비바람 몰아치는 거리로 다시 나섰다. '문화침략 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는 28일 서울 종각 앞에서 '한미 FTA 저지 및 스크린쿼터 빅딜 규탄 영화인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영화감독 정윤철, 봉준호, 조창호, 변영주, 김대승, 김태용, 영화배우 문소리, 정진영을 비롯해 제작자, 스텝, 영화학과 학생 등 모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집회에서 영화인들은 "우리 사회를 반영할 고유한 영상언어를 FTA 산업 거래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고 촉구했다. 신우철 영화인협회 이사장은 "한국영화 사정이 좋아진 틈을 타, 스크린쿼터는 한미 FTA와 상관없이 축소된 것이라고 주장한 정부의 '현행 유보' 음모는 여전히 진행중"이라고 비판했다.

<좋지 아니한가>의 정윤철 감독도 단상에 올라 "최근 멕시코 출신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자국영화 산업을 살리자고 외치고 있다. 미국과 FTA 협상을 맺은 뒤 멕시코의 자국영화 제작편수는 겨우 4~5편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하면서 "우리 영화산업의 미래가 멕시코와 같아진다면 자국 문화를 누려야 할 국민들에게도 불행한 일"이라고 성토했다. 또한 "스크린쿼터를 지키지 못한다면 극장들의 조기종영, 교차상영 횡포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안전벨트를 풀라고 해서 풀었더니 이제 안전벨트를 자르려고 한다"며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영화인대책위는 지난 27일 한미 FTA 협상 고위급회담이 열리는 하얏트호텔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에 체포된 영화과 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한편, 거리행진, 촛불 문화제, 단식 투쟁 등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화관광부의 조창희 문화산업국장은 27일 정지영 영화인대책위 위원장을 비롯한 영화인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스크린쿼터 현행유보 확정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문화부는 계속해서 미래유보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설명했다.

by 100명 2007. 3. 28.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