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장관급회담 돌입…미타결 쟁점 막판 조율
한미 양국이 26일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위한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주 말이면 10개월 동안의 장기간 협상이 끝나고 양국이 이익의 균형을 맞춘 결과물을 내놓게 된다.

이번 협상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야 USTR(무역대표부) 부대표가 통상장관급 회담을 갖고 미타결 핵심쟁점에 대한 마지막 조율을 시도한다.

또 통상장관급 회담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정지작업 차원에서 상품, 농업, 섬유, 서비스, 투자, 원산지, 금융서비스, 통신, 지적재산권, 자동차, 총칙 등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한 분야는 실무 분과회의도 함께 개최된다. 특히 농업과 섬유 분야는 고위급 대표가 협상에 참석해 쟁점 수와 폭을 좁힐 예정이다.

이번 협상에 앞서 한미 양측은 지난 8차 협상까지 비핵심쟁점 분야에 대해 대체적으로 타결을 이뤘다. 아직 미해결된 핵심쟁점은 농산물, 자동차, 섬유, 지식재산권, 무역구제, 방송·통신, 개성공단, 일시입국 등 7개 분야로 압축된다.

이를 감안해 협상 진척도를 보면 19개 분과, 23개 분야 중 70% 이상 타결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중요도로 보면 핵심쟁점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양국의 머리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통상장관급 회담의 핵심쟁점으로는 쌀.쇠고기 등 초민감 농산물의 개방, 자동차 관세철폐 및 세제개편, 기간통신사업자 등의 외국인 투자지분 제한, 반덤핑 개선 등 무역구제,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 문제 등이 예상된다.

미측이 지난 농업 회담에서 쌀 시장 개방을 요구함에 따라 새로운 협상카드로 인식되고 있으나, 김현종 본부장을 비롯한 우리측 협상단이 “쌀은 관세양허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강하게 전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측이 협상을 깰 의도가 아니라면 결국 막판에 접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한편, 이번 협상에서 개성공단 원산지 인정문제가 '빌트인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 국무총리 직무대행인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남북문제 외에 다른 쟁점은 빌트인이 적용되진 않을 것"이라며 "빌트인 방식은 개성공단 문제에만 적용된다"고 밝혔다.

빌트인 방식은 막판까지 조율이 안 되는 쟁점에 대해 FTA 발효 이후 당장 효력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협정문에 근거 규정을 마련해 언젠가는 처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통상 협상에서는 어려운 쟁점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많이 쓰인다.

협상은 오는 30일 자정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나 막판 절충이 쉽지 않을 경우 미측 협상단이 미 의회로부터 위임받은 TPA(무역촉진권한) 마감시한(한국시간으로 31일 오전 7시) 임박까지 진행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협상타결이 싶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양국이 이익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 민감 산업에 대한 상호존중이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 최고위급 지도자의 타결 의지가 최종단계에서 약화되는 경우 등이 변수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양측 협상단이 타결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해 왔고 이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유연한 자세를 보여 왔던 만큼, 결국 막판까지 밀고 당기다가 최종에는 양국간 이익의 균형을 이루면서 타결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by 100명 2007. 3. 27. 2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