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섭 영진위 위원장 "한국영화 산업은 대공황 상태"
"지난 10년간의 한국영화 호황은 착시현상에 불과했다."

강한섭 신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현 한국영화계의 문제점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밝혔다.

강한섭 위원장은 23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열린 '한국영화산업 현실진단 및 미래전망 대토론회'에서 "현재 한국영화 산업은 IMF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한국영화인협의회가 주회하고 영화진흥위원회가 후원한 이번 토론회에서 강 위원장은 "올 상반기 한국영화 수익률은 최악의 기록인 마이너스 43%대"라며 "공황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한섭 위원장은 "5월말 문화부로부터 중책을 받았다. 현재 한국영화산업은 위기 정도가 아니라 공황 상태다. 공황도 대공황 상태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5월 말까지 영진위가 다루는 한국영화 물량은 기존의 1/3 수준이다. IMF 때는 마이너스 30%였는데도 정권이 무너졌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한국영화산업은 이런 위기를 인식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책은 문제 안에 있으나 문제를 모르니 해결책을 모르고 있다."

강한섭 위원장은 "나는 영진위위원장이 되기 위해 10년간 암약해 왔다"며 "한국영화산업을 반드시 반석 위에 올려 놓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또 지난 10년간의 한국영화 호황은 '붐' 혹은 '착시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0년의 호황은 겉으로는 즐거웠으나, 진작 영화산업 구조를 본 사람이 없다. 그 속을 본 사람은 거품, 착시현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부가 1조원을 투입해 영화 강대국을 만들려했지만, 시장규모는 전혀 성장하지 않았다."

강한섭 위원장은 "국가와 국민이 준 발전기금 5천억원으로 반드시 한국영화 산업 반석에 올려 놓겠다"며 "영화계 고질적 병폐인 신구세대 갈등과 이념을 앞장세우는 갈등을 타파하고 한국영화의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영화 관계자들의 신뢰를 촉구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한섭 위원장을 비롯해 김덕룡 전 국회의원, 신우철 영화인협회 이사장, 오지철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 문화 영화계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다.
by 100명 2008. 6. 23.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