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을 점령한 춤꾼들 멀티플렉스와 비보이들의 만남
[필름 2.0 2007-03-26 20:10]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스포츠 경기와 연극, 유명 가수의 콘서트와 명품 브랜드의 패션쇼까지. 21세기 극장가의 풍속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3월 21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에 춤꾼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극장을 점령한 이들은 대학 댄스동아리의 비보이들.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이 라이브 시티관 개관에 맞춰 마련한 대학 힙합동아리들의 댄스경연인 ‘Spring Groove’ 행사였다. 총 8개 팀이 참가한 배틀은 화려한 조명과 춤사위가 어울려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 젊은이들의 꿈틀대는 근육과 흥건한 땀이 247석이 들어찬 공간을 후끈 달궜다. 한국의 비보이들이 세계적으로 그 실력을 인정받으며 하나의 한류 아이템으로까지 대접을 받는 시대이다 보니 젊은이들의 관심과 참여도도 높았다.

롯데시네마의 임성규 계장은 “(행사기획에) 대학가에 상영관을 오픈한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며 “앞으로도 젊은 관객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행사들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시네마의 라이브 시티관은 조명시설과 무대가 갖춰진 복합문화공간. 단순히 영화만 관람하는 극장환경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시도는 최근 목격되는 극장의 변신 중 하나다. 현재 주요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공연이 가능한 무대와 조명이 설치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다. 멀티플렉스 간의 관객잡기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편인 동시에 접근성이 높은 극장을 공연장으로 활용하려는 공연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CGV 홍보팀 관계자는 “본래 멀티플렉스 극장의 컨셉이 영화와 쇼핑, 음식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극장의 복합문화공간화는)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을 활용해 관객들이 자주 극장을 찾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디지털 기반의 상영시설을 갖춘 멀티플렉스들은 지난 월드컵 시즌 주요 경기를 극장에서 생중계하는 시도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스포츠 경기와 연극, 유명 가수의 콘서트와 명품 브랜드의 패션쇼까지. 21세기 극장가의 풍속이 달라지고 있다.

by 100명 2007. 3. 26. 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