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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면치 못하는 ‘쇼박스’ 왜 이럴까?
작년 승승장구하던 쇼박스가 올해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강 로맨스>를 시작으로 <허브>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마강호텔> <쏜다> 등 <미녀는 괴로워> 이후 다섯 편의 투자·배급작이 잇따라 흥행 실패를 겪고 있다.
특히 <김관장>은 설 연휴 기간 경쟁작인 <1번가의 기적>과 <복면달호>에 뒤지는 초라한 성적을 내고 막을 내리며 부진을 예고했다.
공 들인 <마강호텔>도 30만 관객을 못 채웠고, 김수로·감우성 주연작 <쏜다>도 개봉 첫주인 14~18일 21만 명을 불러 모으는데 그쳤다. 이 수치라면 최종 50만 명 동원도 장담할 수 없다. 미디어플렉스의 주가도 연중 최고치인 4만4700원에서 1만6700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쇼박스가 이처럼 부진의 늪에 빠지자 CJ엔터테인먼트와 시네마서비스 등 경쟁사들은 이 때가 기회라며 약진중이다. CJ는 투자배급작 <마파도2> <그놈 목소리> <1번가의 기적>이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이장과 군수>에도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시네마서비스도 <바람피기 좋은 날>로 예상 밖 수익을 냈다.
이같은 쇼박스의 부진에 대해 영화 제작사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며 걱정하고 있다. 파이를 키워야 할 투자사가 자칫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 제작사만 손해라는 목소리다. '논에 물을 대줘야 농사를 지을 것 아니냐'는 푸념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메이저 투자사들이 투자를 보수적으로 결정하면서 제작이 중단되는 영화가 늘고, 새 영화 제작 일정도 계속 늦춰지는 추세다.
CJ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라이벌이지만 쇼박스의 부진은 영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마이너스"라고 우려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최건용 상무도 "제살 깎아먹기 식의 경쟁 보다는 서로 보완과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쇼박스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2006년 다시 보고 싶은 쇼박스 영화에 <미녀는 괴로워>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쇼박스에게 '제2의 <미녀는 괴로워>'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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