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한미FTA 청문회.."韓, 美상품에 경제적 철의 장막">-1,2
[연합뉴스 2007-03-21 05:49]

"막바지 FTA 협상 앞두고 미 의회의 對행정부 압력넣기"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한미 양국이 이달 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목표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 하원 세출위원회 무역소위(위원장 샌더 레빈)는 20일 오후 미 행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한미 FTA 청문회를 개최했다.

작년 6월 한미 FTA협상이 시작된 뒤 미 의회가 한미 FTA 청문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청문회는 한미 양국 정부간 막바지 협상을 앞두고 의회가 미 행정부에 미국의 입장을 관철토록 정치적 압력을 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문회는 `그들만의 청문회'로 진행됐다.

미 무역대표부(USTR) 캐런 바티아 부대표를 비롯해 미국의 자동차.농업.제약업 등 업계대표들이 증인으로 나서 미 행정부 및 업계의 입장을 개진했으며 한국측에선 아무도 증언대에 서지 않았다.

당초 한국 정부도 증언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일방적으로 미국 업계의 목소리가 대변될 청문회에서 구색맞추기로 출석, 격론이 벌어질 경우 오히려 미 의회의 정치적 의도에 말려들 뿐만아니라 FTA협상에도 역효과를 미칠 것으로 판단해 증언에 나서지 않았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바티아 USTR 부대표는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미 FTA가 체결되면 미국이 얻을 수 있는 잠재적인 이득이 170억달러에서 430억달러에 달한다"면서 "한미 FTA는 우리(미국)에게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가장 역동적인 경제체제와 동반자관계를 맺을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FTA는 미국이 다른 아시아국가들과 체결할 성공적 모델이 될 것"이라면서 "아직 많은 중요한 이슈들이 남아 있지만 이런 문제들이 이달 말까지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샌더 레빈 위원장은 "8차에 걸쳐 협상에서 대부분 협상의 장애물은 미국산 제품, 특히 자동차에 대한 한국의 막대한 비관세무역장벽이었다"면서 "(협상)시작부터 한국은 미국제품들에 대해 관세와 세금, 각종 규제를 합친 경제적 철의 장막을 쳐왔다"고 주장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미시간주 출신 13선 의원인 그는 특히 이번 협상은 "한국시장에서 우리(미국) 제품을 차별하는 한국정부의 오래되고 해로운 관행에 대해 능동적으로 맞설 것이냐, 수동적으로 남아 있을 거냐라는 시험"이라면서 "FTA 협상은 한국시장이 자동차 등 미국 제품에 대해 완전히 개방된다는 것을 확신토록 돼야 한다"고 강력 요구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자동차, 농산물 등 FTA 협상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핵심쟁점분야 업계의 증인들은 미 의회에 대해 FTA협상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인준을 거부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하기도 했다.

포드 자동차의 스티븐 비건 부사장은 증언에서 작년에 한국은 미국시장에 70만대의 차량을 판매한 반면, 미국은 한국시장에서 4천대 판매에 그치는 등 심각한 무역불균형을 보였다며 그 이유로 한국 정부의 안전 및 환경관련 규제, 세금구조, 수입제품 구매를 꺼리는 민족주의 등 3대 비관세무역장벽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FTA 협상이 한국에서 미국 자동차의 의미있는 시장접근을 보장하지 않으면 한미 FTA는 (의회에서) 비준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육류연구소의 패트릭 보일 사장도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최근 미국을 `광우병 위험통제국'으로 지정한 사실을 거론, "한국이 계속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이 한미 FTA의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통상비상위원회의 칼먼 코언 사장은 "미 협상대표들은 투자와 지적재산권, 전자상거래, 정보기술 등을 보호하고 증진하며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고 농산물 및 제조물과 서비스의 거래를 자유화하는 종합적이고, 상업적으로 의미가 있는 FTA가 되도록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 FTA의 성공적 체결이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 시급하다는 주장도 빠지지 않았다.

주한미상공회의소 타미 오벌비 회장은 한미 FTA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힌 뒤 한국이 올해 5월부터 유럽연합(EU)과 FTA협상을 시작하고 중국과도 FTA협상을 검토중이라며 미국이 한국과의 FTA 체결을 늦춰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오벌비 회장은 "한국과의 FTA가 체결되지 않으면 미국의 제조업자들과 농부들은 한국의 새로운 시장에 접근할 기회를 잃을 뿐만아니라 한국이 다른 나라와 FTA를 먼저 체결함으로써 기존의 시장점유도 잃는 등 훨씬 더 도전적인 또다른 중대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by 100명 2007. 3. 21. 0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