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멀티플렉스가 뜬다"
'미국식 문화'를 온몸으로 소비하려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

김중희 기자 jhkim@akn.co.kr

베트남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미국식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인기를 모으며 베트남인들의 영화관람 문화를 바꾸고 있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명 '복합상영관'이라고 불리는 멀티플렉스는 보통 10개 이상의 대형 상영관을 비롯 대형주차장ㆍ식당ㆍ카페ㆍ쇼핑타운, 각종 전시장 등을 한 건물 안에 부대시설로 갖추고 있는 블럭으로 한 공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한다.

85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은 몇 년 사이 헐리우드를 주축으로 한 영화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아시아 최후의 잠재시장'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또 최근 베트남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외국 문화산업의 베트남 시장 진출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영화 배급사들은 베트남 젊은이들이 헐리우드 영화를 가능한 한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멀티플렉스의 문턱을 낮추고 성공적인 현지화 정착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헐리우드의 따끈따끈한 영화들을 베트남으로 날라오고 있는 이들 중 한명인 트란 카이 호앙은 컬럼비아 트리스타의 경영자였던 테드 셔그루와 손을 잡고 메가스타 미디어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메가스타는 기존의 베트남 주류영화라고 할 수 있는,다분히 교육적인 사상영화나 정부의 홍보영화에서 벗어나 '미션임파서블3' '캐리비안의 해적'을 비롯한 손꼽히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성공리에 베트남 젊은이들에게 선보이며 푹신한 의자와 고소한 팝콘, 톡쏘는 펩시와 함께하는 소위 '미국식 영화관람 스타일'로 베트남 젊은이들을 열광케 했다.

호앙 씨는 "멀티 플렉스에 매혹된 젊은이들은 더 이상 집에서 저화질의 불법 DVD를 보거나 어둡고 침침한 예전 영화관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며 기존 베트남 영화관보다 세배나 비싼 티겟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찾는 이유는 단순한 영화관람만이 아닌 '미국식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by 100명 2007. 3. 19. 0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