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침몰은 이미 예견된 일
김민기/2007.03.16 오후 5:54:00

한국 영화가 침몰할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세상은 좀 볼 읽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침몰이 시작되고 있다.

왜 한국 영화가 침몰할까?
적정 수준에서 지속될 수는 없는 걸까?
원인, 그 원인은 뭘까?

여기저기서 정확하고 다양한 분석이 나올것이다.
그것에 포함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요소가 크다고 본다.

'우리가 극복하지 못 하는 작은 민족주의'

또는 이렇게 비꼬아서 지칭할 수도 있다. '쪼존한 민족주의'

한국 영화가 살아남으려면 '쪼존한 민족주의'를 깨고
'세계를 포용하는 민족주의'로 의식전환하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손익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살얼음판을 벗어나지는
못 할 것이다.

어쩌면 이는 관객의 몫이 더 클 수도 있다.
초등학생 때부터 굳건히 심어져온 '쪼존한 민족주의'가 한류와
붉은 악마를 낳기도 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발목을 잡고 있기도 하다.

지나치게 한국적인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혹자는 이 말을 오해할 것이다.)

영화의 형태, 이야기, 분위기, 느낌, 정서, 캐릭터 등에서
지나치게 한국적이기를 고집하는 관습이 바뀌어야 한다.
영화라는 분야에서 '쪼존한 민족주의'를 떨쳐내야 한다는 말의
의미는 그것이다.

한국 외의 국가, 일본, 중국, 태국, 홍콩, 아시아에서 팔리지
않을 것 같으면 제작하기 힘든 시대가 올 것이다.
정서와 감정이 많이 다르겠지만 국제적으로 통하는 것을 정서,
관습, 예절 등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한국적인 뭔가만을 강조하고
영화를 만들면 실패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정작 더 중요한 것은 관객의 사고방식이다.
아직까지도 많은 관객은 '쪼존한 민족주의' 연못에서 살고 싶어하는
물고기와 같다.
더 맑고 깨끗한 개울, 연못이 있는 게 확실한데도 그네들은
과거의 '쪼존한 민족주의'를 바꾸는 것에 인색하다.

만약에 내가 이렇게 주장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영화 스텝들도 전문 외국인이 국내에 들어와서 공정하게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한다.
즉, 미술, 시나리오, 편집, 조명, 카메라,... 등등의 스텝 분야에
어떤 나라, 어떤 사람이 와서라도 실력이 된다면 인정받고
살아남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쪼존한 민족주의'를 벗어나서
세계에서 잘 팔리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일 것이다.

개인적인 관점으로는 한국 영화가 크게 부흥한 것은 한민족 정서의
재발견과 재해석이라는 '민족주의' 정서가 살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국가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제는 그 '민족주의'가 시대상황에 맞게 탈바꿈되지 못하고
영화, 드라마, 대중가요, 게임 등의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익했던 '민족주의'가 '쪼존한 민족주의'로 되어버린 것이다.

본인의 주장이 억지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현재의 '민족주의' 사고에
일정한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한국 영화와 한류는 국제적으로
외면 당할 것이다. 그 이후는... 예전처럼 안방TV와 영화관은
헐리우드 영화와 미니시리즈로 꽉 찰 것이다.

필름 2.0의 게시판에서 옮김

by 100명 2007. 3. 17.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