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극장, '놀리느니 차라리 활용을'

극장 활용도 다변화, 공연 스포츠 중계 패션쇼 등 점유율 높이려 안간힘

[ 2007-02-27 오후 11:16:40 ]

극장이 극장의 역할을 넘어 다각도 활용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는 전제 평균 점유율이 60%이상이 되지만 실제 평일 낮시간대는 20~40%에 못미치는 객석 점유율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 멀티플렉스가 전국 각지에 속속 들어서면서 스크린수는 1600여개가 넘는 가운데 이를 채우지 못하는 '문제' 지역이 발생하기도 하고 있는 것. 앞으로도 2000개까지 불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극장 자체의 수익성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이에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고육지책으로 극장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이른바 '크로스오버'극장.

극장에서 휴먼 시간대인 평일 낮시간을 활용해 다양한 이벤트를 유치하는 것. 멀티플렉스들이 대부분 쇼핑몰에 입주한 경우가 많아 무한 잠재 고객들을 불러모으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CJ CGV는 지난 10일과 11일 CGV 용산 등 전국 7개의 영화관에서 축구 게임 대회 'X박스360 위닝일레븐X 코리아 챔피언십' 실황 생중계를 진행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번 행사는 ‘e스포츠 게임’ 최초로 영화관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생중계해 오프라인 예선전에만 약 2000명, 2백 50팀이 참가하는 등 대성황을 이뤘다. 이날 예선전은 당일 경기가 진행된 시간 동안 해당 CGV 영화관을 찾은 8만 여명의 관람객 중 약 1만 5000여명이 축구 게임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치뤄졌다. 전체 관객의 약 20%가 축구 게임 경기 관람을 위해 영화관을 찾은 셈이다.

CGV압구정에서는 지난 22일 가수 테이의 신곡 출시 쇼케이스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테이의 4집 음반을 소개하는 자리였던 이번 쇼케이스는 150쌍의 연인들을 초대해 테이의 뮤직비디오 등의 영상물 시연과 미니 콘서트, 토크파티 등 다양한 행사로 진행됐다.

또 CGV오리 골드클래스에서는 26일 영화관 최초로 명품 브랜드 ETRO의 2007년 봄 신상품을 소개하는 패션쇼가 진행됐다. 수입 명품 브랜드들이 신제품 출시에 맞춰 매장이나 호텔에서 VIP대상으로 일명 트렁크쇼(소규모 패션쇼)를 종종 열어왔으나 이번처럼 영화관에서 패션쇼를 열기는 처음이다.

영화관의 변신은 CGV가 디지털 시네마의 기반을 갖춘 지난 2005년 말 M.net 뮤직비디오 페스티벌, 컬투 패밀리쇼, 이종 격투기 프라이드 올스타전, 싸이의 송년 콘서트 등 다양한 컨텐츠를 영화관에서 생중계로 선보이며 활성화되기 시작해 지난해 2006 독일 월드컵 전국 생중계 이벤트로 이어졌다. 또한 작년에는 공연장 못지 않은 공연 설비를 갖춘 CGV Live관도 마련됐다. 이미 모노드라마 '발칙한 미망인', 뮤지컬 '거울공주와 평강 이야기', 마술 공연 '최현우의 매직쇼' 등이 CGV가 마련한 무대에 올랐다.

메가박스도 마찬가지다. 발렌타인 데이 이벤트를 가수를 초청해 극장에서 여는가 하면 지난해 월드컵 축구경기 중계도 역시 극장을 통해 활용하기도 했다. MBC '슬픈연가' 제작발표회나 '90일 사랑할 시간' 같은 드라마 시사회를 여는 등 활용방안을 다각도로 높이고 있다.

메가박스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극장의 다양한 활용방안은 극장의 생존과 직결되어있는 만큼 콘텐츠의 연관성을 이용한 마케팅이 더욱 활발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by 100명 2007. 2. 28.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