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부진에 속태우는 CJ그룹 CJ그룹 목죄는 계열사들
(이준모 기자) / 기사작성시간 : 2007-02-26 08:30:40

국내 최대 영화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영화들이 참패를 기록해 CJ그룹의 지주회사격인 CJ(주)의 주가마저 타격을 입었다. CJ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4분기 실적부진이 주가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영업이익을 보면 전년대비 19.4%, 경상이익은 자그마치 61.5%나 감소했다.


계열사는 역적(?)


업계에 따르면 가장 큰 손실의 주범이 바로 CJ엔터테인먼트와 이와 관련된 미디어분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극장가가 가장 붐비는 연말연시 기간,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와 배급을 맡은 영화들이 3년 연속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CJ엔터테인먼트가 대부분 투자했던 ‘중천’의 실패가 치명적이었다. 중천에 무려 100억원가량의 제작비를 퍼부었기 때문이다. CJ는 지난 연말 개봉했던 영화 '태풍'에서도 흥행에 실패했다. 톱스타 장동건과 이정재를 두 톱스타와 150억여원의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했지만 관객동원은 430여만 명에 그쳤다. 재작년 연말 시즌 상영했던 '역도산' 또한 연기파 배우이며 흥행 보증수표라 불리우는 설경구를 내세웠지만 역시 관객몰이에 실패했었다. 엄청난 적자폭으로 충격에 빠진 탓인지 CJ엔터테인먼트는 올 최대의 주력작인 ‘화려한 휴가’의 배급을 7월까지 미뤘다. 아직 상반기 배급작에 대한 결론마저 내리지 못한 채 비용절감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설탕으로 시작하여 생활용품 회사로 잘 알려졌던 CJ그룹은 몇해 전부터 주력사업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차세대 산업으로 엔터테인먼트-미디어를 선택한 CJ그룹은 CJ엔터테인먼트, CJ CGV, CJ미디어, CJ인터넷, 엠넷미디어 등을 창업 또는 인수-합병했다. 또 지난 2000년 해찬들 지분인수를 비롯해 39쇼핑(현 CJ홈쇼핑), 삼양유지사료, 신동방, 한일약품, 플레너스(현 CJ 인터넷), 삼호 F&G를 인수하는 등 대형 M&A를 성사시켰다. 현재 국내 계열사는 약 70개, 해외 계열사는 50개에 달한다. 규모에 비해 계열사가 많다. 그러나 CJ그룹 관계자는 “미디어사업 인수와 함께 다수의 소규모 계열사들이 딸려왔고, 업종 특성상 해외 판매법인도 많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계열사 많은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계열회사가 많다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계열사 투자자금이 회수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되는 확장경영은 재정부담을 가중시킨다. 현재 CJ그룹이 이런 상황에 빠진 것.
증권업계 한 애널리스트는 "CJ㈜가 계열사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지만, 회수되는 자금이 없어 시장 평가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본업인 식품사업은 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규모에 비해 계열사가 너무 많다"면서 "정리와 통합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CJ㈜는 120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기록했다. 일부 지분법이익을 가져온 계열사도 있었지만, CJ엔터테인먼트는 무려 26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CJ미디어와 엠넷미디어도 총 140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가져왔다.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오너 일가의 지원과 온갖 총애에도 불구하고 CJ그룹의의 핵심사업인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이 지난해 변변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직접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이미경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불신이 공공연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CJ그룹은 더욱 혼란에 빠질지 모른다는 추측까지 난무하고 있다.


알짜경영 필요


“주가가 항상 변하기 마련인 만큼 앞으로 회복될 것으로 본다”는 CJ그룹. 주가는 이유없이 변하는 것이 아니다. 투자자금이 회수되지 않는 확장경영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알짜경영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CJ그룹은 끝없이 추락할 것이다.

by 100명 2007. 2. 27. 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