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계의 경고등
새해 들어 통계에 나타난 각종 경제지표들이 어둡다. 계절은 얼음장 아래로 봄이 다가오고 있는 데 경제상황은 아직도 한겨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 기대지수, 가계수지 동향, 고용(취업)동향, 제조업체 생산증가율 등은 우리경제의 밝지 않은 면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와 비교해 6개월 뒤의 경기, 생활형편, 지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1월 소비자 기대지수는 여전히 기준치(100)이하인 96.1이다.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여전한 것이다.
가계수지(소득-지출)도 ‘밑빠진 독’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10가구 중 3가구(29.3%)가 적자로 전년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가구의 주된 수입을 책임지는 가구주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소득 상위 10%의 부자는 연 9308만원을 벌지만 소득 하위 10% 빈곤가구는 590만원에 그쳤다. 소득 상위 10% 부자들은 평균 가구(3683만원)의 2.6배, 극빈가구의 16배에 달했다. 지난해 월 600만원 이상 버는 소득계층은 6.24%로 전년도보다 1.56%포인트나 급증했다. 반면 100만원 이하는 11.59%로 0.58%포인트 감소한데서 보듯이 빈부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또 우리나라 7가구 중 1가구주는 뚜렷한 직업을 갖고 있지 않은 무직가구였다. 무직 가구주의 비율은 14.57%였다. 최근 이같은 증가세는 자영업의 구조조정과 건설업 등의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괜찮은 일자리가 줄고, 취업을 포기하는 구직 단념자들이 증가하기 있기 때문이다.
1월중 실업자는 85만 1000명. 정부의 30만명 일자리 창출 목표가 연초부터 불안하다. 심각한 것은 제조업의 일자리가 갈수록 줄고 있다. 2년전부터 신규 일자리가 4만5000개나 줄면서 수출이나 산업생산의 고용효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고용부진→가계소득 부진→내수 침체의 악순환이 되풀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대전지역의 올 1월 실업률은 4.6%로 서울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했다. 20대 후반의 ‘백수’들이 107만명에 달한다는 우울한 통계도 나왔다.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취업자 증가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4년 성적표에서 보듯 국민들이 실제 느끼는 체감경기는 낮은 경제성장률(4%대)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경제의 기초체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제의 봄’을 만들고, 팍팍한 살림살이 해소를 위한 성장정책과 기업투자 의욕을 살리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by 100명 2007. 2. 26. 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