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네마 보급 무엇이 걸림돌인가?

관련글 원본 : http://blog.dreamwiz.com/mann/5747067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배급비용
오래 상영되어도 손상되지 않는 화질
오래 상영되어도 SR로 떨어지는 일이 있을 수 가 없는 음향시스템
운반과 거치, 감고 넣고 빼고 하는 노동이 거의 없어지는 영사시스템
인건비를 대폭 삭감할 수 있는 영사시스템
잡티 없는 화질과 확실히 우수한 음질을 자랑하는 시스템

이것은 이것의 대략적인 장점이다.

그리고 이것의 대략적인 단점은 다음과 같다.

초기 도입비용의 부담
확실치 않은 컨텐츠의 양
업그레이드에 대한 장비가격 부담
인력감축이 될 수 밖에 없는 고용불안정에 대한 직원들의 불안
앞으로의 영화관 버블 붕괴에 따른 불안
차후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



이 정도가 생각난다.
그리고 여기의 이것은 다름아닌 디지털 시네마(Digital Cinema)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실 이글을 쓰는 나는 생각보다 한국의 디지털시네마가 느리게 보급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이런글을 쓰게 된것이다.
물론 다른 국가들보다 그 보급되는 속도가 그렇게 느리다고는 생각치는 않지만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디지털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정말 급속도로 변모하는 그동안의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늦는 감이 없지 않다.

그렇다면 과연 왜 나의 생각보다 느리게 디지털 시네마는 보급이 늦는 것일까?
먼저 초기 도입비용의 부담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먼저 디지털 시네마에서 도입비용은 크게 두가지로서 하나는 영사기이며 하나는 서버라 할 수 있다. (나머지 장비는 전부다 필름시대와 같이 사용가능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기존 장비대비 비용부담은 최소 5배정도가 된다.
이것은 분명 기존의 시설을 갖춘 영화관의 경우나 신규 영화관을 세울 경우 전부다 엄청나게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기존 시설을 갖춘 곳은 이미 35mm영사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 상태에 이 시스템을 부가적을 더 넣는 것이기 때문이고 신규 영화관의 경우는 아직 35mm영사 시스템을 완전히 버릴 수 없기에 역시 35mm영사시스템을 완비해야 하는상태이기 때문이다. 둘다 다시말해 두 포맷이상의 상영시스템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비용부담은 훨씬 더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신규영화관의 경우 35mm 영사시스템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가?
현재로서 배급사의 적극적인 의지만 있다면 실제로 거의 가능하기는 하다.
왜냐하면 현재 한국영화와 헐리웃 영화의 경우는 거의 100% 디지털 시네마 소스로 배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 디지털 시네마가 보급된 영화관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그 소수의 스크린을 위해 그들의 추가 비용을 들여서 이렇게 따로 배급하기가 힘들 뿐이다.
그런데... 그런데.. 이것은 서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라는 싸움이 될 수 있다.
영화관 측에서는 그러한 컨텐츠가 별로 없는데 어떻게 보급하냐? 라는 말이 나올 수 있고
배급사 측에서는 상영관도 별로 없는데 그 별로 없는 상영관 때문에 소스를 만들기가 애매한 상황이다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엄밀히 둘의 말 모두 틀리지 않다.
하지만 이런말은 결국 영화관의 디지털화를 더욱 느리게 할 것이다.

현재 한국에는 전관 디지털 상영이 가능곳이 세곳이 있다.
그곳은메가박스 코엑스점, 메가박스 목동점 그리고 메가박스 신촌점이다.
그러나 이 세 곳 모두 디지털 상영으로 전관을 상영한적은 없다.
현재의 실정으로는 실제 이 장비들의 반의 반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영화관 입장에서는 돈 들여서 장비를 구비했는데 이를 이렇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니 아마 열불이 날지도 모를 것이다.
아마도 내가 이 회사의 오너나 점장이었다면 아무래도 이 품위를 제출한 사람에게 한바탕 소리를 질렀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메가박스의 이러한 행보는 매우 바람직하다.
이러한 시장이 하나 둘씩 늘어야 결국 앞으로 전관 디지털 상영을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험을 했다. 그리고 이러한 모험은 언젠가 분명 선점효과를 낼 수 있는 날이 올것이라 그들은 믿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래야 그들의 투자가 올바렀다는 생각을 하게 할것이다.

이런점에서 CGV의 예전 행보는약간 당당하지 못했다.
세계최초로 전관 디지털 시네마를 갖추었다고 홍보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말이다.
분명 그 당시 전관 디지털을 준비했던 것은 CGV가 아닌 메가박스 였다.
그런데 이에 대한 세계최초에 대한 홍보효과를 누리기 위해 각 사이트에 배분될 영사기들을 용산에 집결시키고 결국 세계최초로 전관 디지털 상영을 단행했다.
결국 이러한 전관 디지털 영사기 도입은 현재 CGV는 없다.
물론 이것이 마케팅이며 비즈니스니까 욕할이 아닐수는 있으나 분명 정직하게 꾸준히 진행해온 메가박스 입장에서는 "당했다"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의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현재의 이러한 상황은 결국 아직 여전히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싸움에서 분명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우선 현재 메가박스나 CGV 그리고 롯데와 같은 곳은 계열사라 할 수 있는 배급사의 힘을 분명 이용해야 할것이다.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쇼박스와 CJ 엔터테인먼트는 분명 자사의 디지털 컨텐츠 확보를 위해 무슨일이든 해야 결국 이러한 자신들이 구축하고 있는 인프라를 활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인프라를 이용하는 것은 어떻게 본다면 국내의 배급사들에게 앞으로의 디지털 시네마 배급의 앞길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디지털 시네마의 걸림돌이라 할 수 있는 장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일반적으로 수요가 많으면 가격은 떨어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전자제품의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더욱이 그것이 영상관련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현재 시장의 상황은 좀 애매하다.
지금 구입하기에는 비쌀 것 같고 앞으로의 시장이 분명 JPEG2000포맷으로 진행될 것이기에 MPEG기반의 GDC 서버는 차후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 것이며 수요가 앞으로는 분명 늘어날 것이기에 가격이 어느정도 떨어질 것이라는 자명한 사실이고 이것은 그만큼 신규모델이 투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소식은 TI는 현재 디지털시네마를 위해 새로운 패널을 만들 생각이 없다는 것 정도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SONY는 4K를 들고 나오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려 준비중이고 얼마전 전시용 스크리닝룸을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관의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사서 당장 활용도 하지 못 할바에야 기다렸다가 조금더 싼 가격에 더 좋은 기능을 가진 모델을 구매하려고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할 것이다.(내가 오너라도 그렇게 할것이다. 돈이 남아 돌지 않는 이상 말이다.)

그러나 이 디지털 시네마의 보급의 암울한 미래의 바탕에는 현재의 스크린 확장이 언제까지 가능하냐는 것이다.
이미 작년부터 영화관의 수익은 완만한 상승곡선으로 바뀌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영화관은 확장일로에 놓여져있다. 이것은 아무리봐도 불안하다.
미국이 그랬던 것 처럼 어느 한순간 영화관 사업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영화관들은 벌써 지속되는 적자로 인하여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미 문을 닫아버린 영화관도 존재한다.
그리고 개인영화관들의 몰락으로 인하여 증대되는 영화관의 체인점화는 결국 한 체인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을 야기시킨다.
점차 증가추세에 있는 위탁 영화관들은 사실 해당 브랜드에 명성을 높일 수는 있으나 실질적으로 앞으로 영화관의 장기적인 수익으로 봤을때 플러스가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는 알지 못 할 일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2007년을 정점으로 스크린의 증가세는 감소할 것이라고 이야기해왔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듯 하다.
아직 시장은 2년정도 버틸힘은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몇배나 더 드는 디지털 시네마를 위해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그야 말로 그들에게 모험일 것이다.
사업에서 모험은 필요하다고는 그 모험이 과연 절대적인 수익모델이 아닌 이와같은 경우는 모험이 아니라 실패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어 둘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디지털 시네마 보급에 따른 암울한 미래는 영화관의 고용인력이 확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전관 디지털 시네마가 본격적으로 들어서게 되면 현재의 영사실 직원의 대부분은 할일을 잃게 된다.
실제로 영사실은 한 타임에 딱 1명만 있으면 되는 그런 시스템이 가능해지고 이 1명 마저도 그다지 할일없는 인원이 된다.
어떻게 본다면 우리도 유럽이나 미국의 한가한 영화관처럼 매점에서 일하다가 잠시 영사실 올라가서 돌아가는 상황파악만하고다시 매점에서 일하는 사람이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앞으로 영화관에 대한 애호가가 늘어나면 전혀 다른 방향의 영사실 직원이탄생할 수 있다.
그 전혀 다른 방향이란 기존의단순 장비 오퍼레이터 개념의 직원이 아닌 음향과 화면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한마디로A
V적 소양을 두루 갖추고 장비도 그만큼 지급이 되는 그런 직원이 등장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정확히 데이터로 만들어 어떠한 때에 어떠한 사운드가 어떠한 화면에서 어떠한 색보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러주는 오퍼레이터 이상의 직원이 만들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이것은 기존의 영사실의 기본적인 임무와는 전혀 다른 것이 되는 것이다.


자 이렇게 길게 떠들었지만 위의 것들은 솔직히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말해 위의 이유들 때문에 정말 디지털 시네마의 보급이 늦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어느정도 일리 있는 말이기는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정말 디지털 시네마가 보급이 늦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사실 진짜 디지털 시네마의 보급이 늦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한마디로 장사가 그렇게 잘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의 글(IMAX DMR 관련글)에서도 잠깐 언급이 되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디지털 시네마라고 해서 월등하게 관객이 많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누차 이야기 했지만 어떠한 것이든 투자를 하면 그만큼의 뭔가가 생겨야 한다.
하지만 IMAX 든 디지털 시네마든 엄청난 투자를 했는데.. 그만큼의 성과가 생기지 않는다면 누가 그 영업을 계속하려 할 것인가? 바로 이거다.
화질좋고 음질좋고 배급비용 별로 안들고 뭐 좋지만... 관객 드는게 별로 차이가 없다면 누가 괜히 새로운 자금을 들여서 새로운 장비를 구입할거냐는 말이다.
지금 한국의 영화관 관객들은 그렇다.
이건 누구의 탓도 아니다. 다르게 보자면 한국의 영화관 관객들은 그만큼 수준이 있다는 이야기다. 하드웨어가 아닌 컨텐츠 자체의 퀄리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앞으로 어차피 가야 할 것이다.
필름이라는 좋은 매체도 결국 그것을 폐기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비용과 환경오염의측면에서 보자면 이것은 분명 앞으로 바뀌어야 할 운명이다.
결국 영화관들은 이러한 필름보다 디지털 시네마 우위에 있다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꾸준히 알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알림은 굳이 들어내서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꾸준히 디지털 상영작을 늘리게되면 관객들은 확실히 우위에 있는 디지털 시네마의 장점을 인식 할것이고 같은 돈이면 디지털을 본다는 생각을 하게 될것이다.
물론 이는 영화관을 시간 때우기용 데이트 코스로 생각하는 관객들에게는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결국 이에 대한 칼자루는 관객이 아닌 영화관이 쥐고 있다.
전관 디지털 상영을 한다면 관객은 필름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환경이 되어 버리는 것이고
전관 디지털 상영이 가능해도 전관 필름으로 상영한다면 관객은 디지털은 볼 수 없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by 100명 2007. 2. 23. 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