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극장가 썰렁... 관객 반으로 줄어
흥행 대작은 없지만, 한국영화 대세는 여전
ⓒ 두사부필름/인앤인 픽쳐스,스튜디오2.0


올해 설날 극장가는 썰렁했다. 대박도 없고, 화제작도 없었다. 설 연휴를 맞아 극장을 찾은 관객은 평소 주말보다 적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264개관, 1787스크린, 아래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인 16일(금)엔 43만여 명이 극장을 찾았다. 설 연휴 첫날인 17일(토)엔 53만여 명이, 18일(일)엔 57만여 명이 극장을 찾았을 뿐이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극장을 찾은 1일당 관객 수의 반밖에 안 되는 숫자다.

지난해 설 연휴엔 대박을 터뜨린 영화가 속출했다. 설 연휴가 찾아온 1월말에 <왕의 남자>는 개봉 한 달 만에 800만 명을 넘겼고, <투사부일체>는 설 연휴 하루에 관객 40만여 명을 동원하며 12일 만에 4백만 명을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올해 설 연휴 18일까지 하루 관객 15만 명을 넘긴 영화는 없다.

또 설 연휴 극장을 찾은 관객은 되레 평소 주말보다 줄었다. 설 연휴 전 주말인 2월 10일과 11일에만 해도 81만여 명, 71만여 명이, 3일과 4일엔 89만여 명, 83만여 명이 극장을 찾았다. 하지만 설날인 18일엔 57만여 명이 극장을 찾아, 평소 주말보다 3분에 1이나 관객이 줄었다.

대박은 없지만, 대세는 여전히 한국영화

전체 관객 수는 줄었지만 한국영화 점유율은 늘었다. 1월에 60% 내외에 머물던 외국영화 대비 한국 영화 점유율은 2월 들어 크게 늘어 2월 18일 기준 80% 내외다. 설 연휴 극장가도 1위부터 5위까지 한국 영화가 휩쓸었다.

이번 설 연휴 흥행 1, 2위는 지난 14일, 설 연휴를 겨냥해 나란히 개봉한 두 영화가 차지했다. 임창정, 하지원이 주연을 맡은 <1번가의 기적>이 앞섰고, 이경규가 제작하고 차태현이 트로트를 불러 화제가 된 <복면달호>가 그 뒤를 쫓았다.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월 16일부터 18일까지 <1번가의 기적>을 40만6천여 명(개봉일로부터 누적 관객 수 58만1178명)이 관람했고, <복면달호>는 25만4천여 명(누적 관객 수 34만7652명)이 본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관객 점유율로 따지면, 극장에 간 열 명 가운데 2.6명은 <1번가의 기적>, 1.7명은 <복면달호>를 봤다. 또 1.4명은 <바람 피기 좋은 날>을, 1.2명은 <그놈 목소리>를, 0.9명은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극장에 간 10명 가운데 7.8명(점유율 77.8%)은 이 한국영화 다섯 편 가운데 하나를 본 셈이다.
by 100명 2007. 2. 20. 1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