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극장들, 맞춤형 극장으로 탈바꿈
미로스페이스ㆍ스폰지하우스ㆍ명동CQN 등 작은 극장들이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최근 CGV인디영화관이 인디영화의 새 명소로 각광받으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환경 또한 작은 극장들이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각 극장들은 차별화를 통해 타깃 관객층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그 파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ㆍ식사 한곳에서 해결하세요"-미로스페이스ㆍ씨네큐브

지난해 12월 서울 신문로 2가에 재개관한 미로스페이스는 같은 건물에 있는 식당ㆍ주점 등과 함께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 감상과 식사, 여흥까지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콘셉트 아래 '가든플레이스'라는 신축건물에 영화관 미로스페이스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와인 바 등이 함께 입점한 것.

미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달 말부터 연회비 3만 원을 받고 유료회원을 모집할 예정"이라면서 "미로스페이스만의 독특한 프로그램과 각 업장을 연계하는 마케팅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신문로 1가 흥국생명빌딩 지하 2층에 위치한 씨네큐브가 원조 격이다.

2000년 12월 문을 연 씨네큐브는 지하 1, 2층에 위치한 패밀리 레스토랑ㆍ퓨전 레스토랑ㆍ스파게티 전문점ㆍ멕시칸 레스토랑 등을 극장 영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깨끗한 시설을 갖춘 극장과 고급스런 분위기의 업장을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것.

씨네큐브를 운영하는 백두대간의 최경미 대리는 "윈윈전략으로 같은 건물에 위치한 음식점들과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데 반응이 좋다"면서 "같은 건물에 위치한 영국문화원과도 공동 프로모션 진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만의 영화관으로"-스폰지하우스ㆍ하이퍼텍나다

서울 종로와 강남 신사동에 영화상영관 스폰지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영화사 스폰지는 1일부터 스폰지 회원카드인 '스폰지S카드' 발매를 시작했다.

카드는 두 종류로 연회비 30만 원을 내는 카드회원에게는 1년간 스폰지하우스에서 상영하는 모든 영화를 볼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고, 50만원을 내는 카드회원은 여기에 스폰지가 발매한 DVD를 제공받는다.

스폰지 조은운 대표는 "회원카드를 통해 창출된 수익은 스폰지 관객이 더욱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 쓰이게 된다"면서 "마니아층을 많이 확보해 고정관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폰지는 안락한 관람환경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폰지하우스(시네코아)의 음향시설을 교체하는 등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 중이다.

대학로에 위치한 하이퍼텍나다는 관객을 영화 프로그램 운영에 직접 끌어들였다. 관객이 영화제 프로그램을 직접 짜는 '관객 실명제' 영화제를 올 하반기에 선보인다.

하이퍼텍나다는 또한 올 3월부터 기존 연회비 5만 원의 유료회원 이외에 연회비 3만 원의 유료회원도 새롭게 모집할 예정. 유료회원에게는 매월 진행되는 유료회원만을 위한 시사회 초대와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하이퍼텍나다를 운영하는 영화사 진진의 장선영 팀장은 "관객 실명제 영화제와 유료회원 등을 통해 관객이 극장에 더 애착을 갖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영매' '송환' 등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선보인 하이퍼텍나다는 '다큐멘터리 명가'라는 이름에 걸맞게 3월부터 매주 다큐멘터리 정기상영회도 개최한다.

◇"특정 영화의 메카로 자리 잡겠다"-명동CQNㆍ필름포럼

명동CQN은 지난해 1월 일본영화 전문상영관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재일교포 이봉우 씨가 대표로 있는 영화사 시네콰논이 운영하는 명동CQN은 그 동안 '박치기' '린다린다린다' '유레루' '디어 평양' 등 최신 일본영화를 소개했다.

올해부터는 일본 최신영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 고전영화와 70~80년대 일본영화 등 다양한 일본영화를 선보일 예정.

시네콰논 이애숙 부사장은 "일본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 다양한 일본영화를 제공받아 빠르면 4월부터 정기상영회 형식으로 일본 고전영화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일본영화 관련 강연회도 기획 중이며 장기적으로 관련 서적도 한국에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2005년 4월 문을 연 필름포럼은 예술영화 전문극장을 표방하고 있다. 상업성보다는 예술성에 초점을 맞춘 유럽영화를 중심으로 한국 독립영화와 제3세계 영화 등으로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

개관 이래 예술영화 전문 프로그램 시네클럽을 통해 8차례의 상영회와 강연회를 열었다.

필름포럼 박상백 기획팀장은 "그 동안 장뤼크 고다르의 영화사를 훑어보는 한편 영화와 문학을 접목한 '카프카와 영화' 상영회, 훔쳐보기와 욕망을 주제로 한 영화를 모은 '보는 것의 영광과 퇴폐' 상영회 등 심도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면서 "앞으로도 시네필을 타깃으로 하는 전문강좌 등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y 100명 2007. 2. 18. 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