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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2004 여성영화인축제에서 한국 영화 마케팅 실무자들의 대담이 열렸다. 영화 마케터라는 직업에 대한 소개와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이었던 이 날 대담에는 심영(KM컬처), 곽신애(LJ필름), 김진영(올댓시네마), 박은경(쇼박스), 장보경(싸이더스)씨 등 배급, 홍보, 제작이라는 각기 다른 실무에서 활동하는 마케터들이 참여했다.
이날 대담에서는 영화 마케팅이 영화 산업에서 여전히 서브잡(Sub Job)으로 취급을 받는 경향이 있고, 때문에 영화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업무를 소화해내기 힘든 마케팅 현주소에 대해 다양한 개선사항이 논의되었다.
심영: 현재 제작사는 800여개, 그 중에서 실제 활동하는 200여개 회사에서, 영화는 75개가 만들어지고 있고, 홍보대행사까지 하면 500여명이 실무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선 마케팅면에서 2004년에 돋보였던 영화에는 어떤게 있는지 이야기해 보자.
곽신애: 3편정도 기억이 난다. <늑대의 유혹>, <돈텔파파>, <가족> 이다. <늑대의 유혹>은 다소 가볍고 부정적 시각으로 알맹이 없는 것으로 인지되었던 인터넷 소설 작품이었는데 마케팅면에서 보면 티져 포스터가 나온후, 그 전과의 맥을 끊고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묻혀버릴수 있는 단순한 영화를 작품으로 건져낸 것 같다. 감각적 예고편이 인상적이었다. 지방에서는 호전을 보여 손익분기점를 넘겼다. 배울점이 많았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캐스팅이 강하지 않는데, 지금도 마케팅, 광고비 예산은 얼마나 썼을지 궁금하다. 버스광고를 한적이 없는데 새롭게 시도했다. 궁금하긴 하지만 자칫 메이저가 아닌 느낌으로 보일수 있는데 작품으로 끌어올린 건 평가할만하다.
김진영: 최근에 <주홍글씨>가 눈에 띄었다. 포스터를 보면 한 남자를 가운데 둔 치정극으로 호기심을 자극했고, 배우들 또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관심있게 보다가 시사회때 보고 놀랬다. 마케팅 때 예상했던 영화와 달랐다. 지금 현 상황에서의 20대들을 노려가면서 마케팅 컨셉을 잘 풀어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은 광고전략을 많이 선택한 영화이다. 본 마케팅이 눈에 띄었다. 개봉이후에 티비스팟을 새로 제작하였다. 극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다시 제작하였고, ‘나도 가서 울어볼까‘라는 생각이 든 영화였다. 영화 마케팅은 보통 티저 마케팅이다. 개봉 이후는 적극적이지 않는데 가족은 본 마케팅이 적극적이었다. 그것이 박스오피스를 유지시켰다고 생각한다. 공포 영화들 속에서 <시실리2km>는 확실히 차별화 됐다. 자막이 2개였다. “무섭지, 웃기지” 무서우면서 웃긴 영화라는 것을 각인시켰다. 200만이 넘는 스코어를 기록하였다.
박은경: 마케터의 독단으로 안한게 장점이었다.<주홍글씨>의 포스터의 방향을 관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제 개인적으로는 투자사와 제작사가 각자의 룰에서 최선을 다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배급사로서 유리하게 ,시장,경쟁을 분석하여 쇼박스에서 서포트를 할수 있는 부분이 시너지가 되었다.
저는 외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비효과>가 돋보였다. 좋은 배급전략. 인터넷 불법복제를 마케팅 전략으로 잘 사용했다. 인터넷 배포된 것은 감독버전이었고 극장판은 감독버전이 아니었다. ‘극장에서는 어떨까?’ 라는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또 <옹박>이라는 영화가 있다. 굉장히 적은 수입가로 사왔는데 메이저로 보일 수 있게 하였다. 마케팅 카피를 잘 세웠다. <늑대의 유혹>은 깜짝 놀란게 포스트 관리를 잘했다. 외부적으로 보이는 것 뿐아니라 내부적으로 보이는것도 효율적으로 했고 잘 성공할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장보경: 나는 <주홍글씨>, <가족>, <태극기 휘날리며>를 꼽고 싶다. <주홍글씨>를 꼽은 이유는 컨셉을 잘 잡아서 소비자에게 잘 다가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자3 남자 1의 쉬운 구도를 짧게 정리하면서 강하게 다가갔다. 명확한 컨셉이 지저분한 치정극으로 보일수 있었던 것을 포스터, 예고편등을 통해 고급스럽게 포장하면서 관객들에게 잘 다가갔다.
사실 내가 마케팅 하면서 생각한게 ‘본마케팅이 보통 왜 잘 안되나?‘였다. 그 이유는 꺼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가족>은 사실 유심히 안봤었는데 티비스팟을 낸다는게 신선했다. 자신감있게 밀고 나가는 태도가 자극이 되었다. 좋은 사례였다고 생각한다. <태극기..> 같은 경우는 강제규 감독, 빅스타, 제작비 등 밖으로 노출되는 이슈가 많았다. 사실 블록버스터 무게에 눌리다 보면 방향을 잃는데 좀 더 커보이게 하는 마케팅에 성공했다. 태극기는 일본쪽 팬도 불러서 한류 열풍 행사도 하고, 기자 시사도 월드 프리미어로 최초로 해서, 헐리우드에 뒤지지 않는 사이즈를 강하게 다가갔다. .
심영: 각자 자리에서 뭘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어떤일을 진행하는지 깊게 나눠봤으면 좋겠다.
곽신애: 작품편수는 제일 적을 듯하다. 나는 마케터로 출발한 것이 아니어서 다른 분과 다르다. 영화잡지 기자로 출발해서 홍보 대행사를 하다가, 기획업무를 했다. 기획하다가 각 자 좀더 잘할수 있는 역할이 뭔지, 누가 제작 실장을 하기로 하고, 첫 작품 해피엔드를 하게 됐다. 마케팅 하면서 생각하는게, 어떻게 팔거냐의 문제가 아니라 팔만한 상품으로 만드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개발되는 작품을 어느 시점에 어떤점을 강조하고, 마케팅할 점을 이야기하고, 그리고 작품이 나오게 된다.
김진영: 올댓시네마는 홍보 마케팅 전문이다. 제작사 입장이랑 좀 다르다. 한달에 1작품, 2달에 많으면 3작품 진행한다. 가끔 저 영화를 왜 만들었을까 하는 작품도 있다. ‘내가 기획을 했으면 안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 같은 경우는 최상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작품의 질과는 상관없이 흥행을 시켜야할 의무가 있다. 내가 느끼는건 제작사에서는 기획부터 하므로 작품의 의도에 무관할 수가 없다. 아울러 연출의 의도와 별도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가 없다. 기획시대에서 만약에 했다면 돈텔파파는 <아빠하고 나하고>로 개봉했을거 같다. 대행사는 일반인에 더 가깝게 만드는게 가능하다. 작품의 의도와는 무관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세일즈하는 쪽으로 맞춰지는거 같다. 그리고 영화라는 상품을 클라이언트 상대로 외형이 어떻게 되는가도 굉장히 중요하다. 홍보전략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품의 질보다는 흥행에 포커스를 맞춰서 진행한다. 훨씬 더 오디언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제작사와 대행사의 차이가 이런것이라고 생각한다. 보다 광고적인 접근으로 하려 하고 일반 광고틀을 더 쉽게 접목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박은경: 각자 모신 이유가 있는거 같다. 하는 일은 비슷하지만 조금씩 회사마다 다르다. 쇼박스는 배급, 투자를 하다보니 수입을 하는 경우도 있고, ‘이 작품을 왜 샀을까?’ 하는 작품도 있다. 올여름 같은 경우 좋은 영화들이 스코어를 많이 못냈다. 올 가을은 한국영화 기근이었다. 그런 것에 대한 전체적으로 스케줄링 해보고, 포커스를 둔다. 만약 코믹적인 성격이 있는 영화라면 같이 개봉하는 영화를 염두해두고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 우울하면 반대로 활발하게, 같이 개봉하는게 남성적이면 여성적으로 방향을 가지고 간다. 극장 마케팅쪽도 신경을 쓴다. 극장 만큼 고객들이 와서 평가를 하는 곳이 없다. 배너도 커지고, 그런쪽에 무게를 둔다. 상당부분 마케팅이 서울에 치중되어 있다. 그래서 지방쪽 공략을 더 생각하기도 한다. 서울은 어떻게 보면 입소문과 커버가 더 쉽지만, 스코어를 크게 가지고 가려면 풀뿌리 마케팅을 펼쳐야할 정도로 지방 마케팅에 무게를 둔다. 서울은 풀(full)인거 같고, 지방에 멀티 체인이 들어가면서 그런쪽에 무게를 두고 하는 것이 더 앞으로도 중요하고 개발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보경: 저는 싸이더스에만 6년 있었다. 그러면서 생긴 습성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작품 분석과 컨셉이다. 싸이더스의 장점을 보통 삐딱한 뚝심이라고 한다. 흥행적, 상품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초기에 작품 분석을 하고, 그 영화의 작품을 크게 부각 시키는 것이 일을 진행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장 상황 분석, 비주얼등 마케팅할 때 컨셉을 잘 잡아야 한다. <주홍글씨> 때 <내 머릿속 지우개>를 했는데 <주홍글씨>가 폐막작이 된다는 소문 때문인지 수치가 달라지더니, 이것을 어떻게 역전 시킬까 고민했다. ‘내가 초반에 시장상황을 생각하지 않은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홍글씨>는 컨셉을 잘 잡았기에 마케팅이 성공했다. 흥행 극장 상황도 중요하지만 작품 분석을 어떻게 해서 관객에게 보여줄것인가가 마케팅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심영: 영화 마케팅 이야기를 하다보면, 마케터라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대학에 연극영화학과 광고 홍보학과등이 만들어지고 전문적인 학과가 아니더라도 커리큘럼 안에 영화 마케팅에 대한 것이 있다. 이 일을 하면서 마케팅에 뛰어 들고 싶어하는 후배분들에게 영화 마케팅의 장단점과 후배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곽신애: 개인적으로 느끼는 단점은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언제 누구를 만나고 하는 것이 한계가 많다. 외부적 여건에 많이 맞추어야 한다. 애엄마로서도 힘들다. 보수도 별로 높지 않다. 그럼에 불구하고 이 일을 그만두기 힘든 것은 계속 새로운 것을 알아가야 하는 것이 재미있다. 스타도 계속 변하고 취미 생활로 알면 허무한 것들이다. 이유있는 필요로 관심을 가지고 해야하는 것이 좋다.
좀 나아 졌으면 좋겠다는 것은, 일을 진행하면서 갖게 되는 자료, 정보를 공유하는게 좋을 것 같다. 현재 체계적으로 되어 있는게 없어 아쉽다. 동업자들이 했을 시행착오를 계속하고, 업종의 면에서 보면 비 효율적인 상태로 일을 하고 있다. 이 부분이 답답하다. 이 모임 초기에 해소해 보고자 했는데 어떤 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직 막막하다.
또한 전박적으로 마케팅 크래딧을 가진 사람들의 인식이 나아졌으면 좋겠다. 마켕팅이라는 일이 지나가는 일, 다음 단계를 위한 발판으로 인식되는게 문제이다. 올라갈 곳이 없다는게 좀 답답하다. 계속 고민하고 있다. 영화 마케터 지망생에게 한마디를 하자면 신문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미래에서는 동기부여의 자발성, 시간관리, 구두 혹은 문서를 통한 의사소통 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을 얼마나 잘 풀어가는가, 정보 평가력(유익한거 아닌거 가려내기), 그리고 부수적으로 리더쉽, 인맥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영화 마케터는 적어도 문제해결능력, 정보 평가력, 구두 혹은 문서를 통한 의사소통 능력, 이 3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김진영: 영화 마케팅하면서 힘든 것은 시간관리가 안되는 것이다. 보다 힘든건 나이 들어감에 따라 사고도 늙어가는 것이다. 머리를 20대의 사고에 맞춰야 한다. 드라마도 봐야하고 가요도 다 들어야 하고, 요새 유행하는 의상 컬러, 유행어까지 다 알아야 한다. 게임도 해야한다. 20대 감성을 맞춰서 살아야 하는게 힘들다. 제가 잘 쓰는 방법이 주말에는 방송에 매달려서 산다. 잡지를 쌓아놓고 본다. 어떤 꽃미남을 좋아하는지, 요새 좋아하는 브랜드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점이 가장 힘들다. 반면 이점이 가장 장점이다. 내가 항상 젊게 살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이다.
가끔씩 경제적 압박을 받을 때도 있다. 여성 영화 마케터가 전문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영화 마케터는 전공도 다양하다. 전문성의 강화가 필요하다. 또 하나는 학계와 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최신 마케팅 이론, 현장에서 접목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 실무진들과 학계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한국영화 마케팅이 발전할 것으로 본다. 양적으로, 질적으로도 접목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이 전문화되고 실무와 접목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하나가 데이터 베이스 축적이다. 흩어져 있는 것들을 모아서 데이터 베이스화 했으면 좋겠다.
또 전문적 교육기관들이 있는데 좀더 체계적인게 필요하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언제나 트랜드에 민감해야한다. 한국말을 잘해야한다. 영화를 홍보하는 일에 있어서 그것은 결국 말과 글로 전달 작업들이 많다. 국어를 사랑하시고, 노력도 했으면 좋겠다. 언어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해라
박은경: 저는 영화 마케팅은 1년 되었고, 마케팅은 다른쪽에서 계속 해왔다. 처음 왔을때 다른 마케팅과 다른건, 영화는 캠페인성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보통 작업이 6개월안에 끝난다. 서운한 맛도 있다.
또하나 어려운점은 남자가 너무 없다.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기 힘들다. 남녀가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 봉급, 처우 문제도 있지만 냉정하게 되기 힘들다. 예산관리쪽에 신경을 많이 쓰게되는데, 영화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중요하다. 객관적인 뷰를 가지고 접근하는게 어렵고 그런 훈련은 계속되어야하는데, 영화만 보는게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이 커져야한다. 굉장히 기본적이지만 판단력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어렵다라는 생각이 든다. 30, 40대가 20대는 이럴꺼야라고 생각으로종종 만들어지는 것을 보는데 나도 가끔 고민스럽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어떤 인재들이 들어오면 좋을지 생각해보면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오면 좋겠다. 어떨때는 영화를 더 좋아하는게 부담스럽기도 하다. 영화에 대한 애정은 충분하리라 보고, 마케팅의 일반적인것에 집중해서 일했으면 좋겠다. 영화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하고 싶은 분이라면 애정과 열정은 많은데, 거기에 비해서 기본이 딸린다는 느낌이 있어서, 보다 많이 채워져서 오면 빠른 발전과 진보가 있을거 같다.
장보경: 내가 제일 힘든건 마케팅의 위상이다. 영화가 잘못되면 마케팅이 잘못된거고 영화가 잘되면 영화가 좋다고 한다. 영화가 망하는건 공동 책임이다. 인식이 많이 좋아지고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성과 감성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태클이 들어와도 자신있게 해야한다.
공격이 들어와도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 그런 시절이 왔으면 좋겠다. 마케팅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은 영화 매니아는 안되었으면 좋겠다. 마케터의 자질에서 벗어나기 쉽다. 마케터는 이미 만들어진 상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 영화 매니아가 되면 영화에 깊게 들어가게 되서 객관적으로 못본다. 매니아라는 성향보다 객관적 시각을 키워야한다. 사회 돌아가는 트랜드를 읽을수 있는 눈을 훈련했으면 좋을 것이다.
이날 대담에서는 영화 마케팅이 영화 산업에서 여전히 서브잡(Sub Job)으로 취급을 받는 경향이 있고, 때문에 영화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업무를 소화해내기 힘든 마케팅 현주소에 대해 다양한 개선사항이 논의되었다.
심영: 현재 제작사는 800여개, 그 중에서 실제 활동하는 200여개 회사에서, 영화는 75개가 만들어지고 있고, 홍보대행사까지 하면 500여명이 실무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선 마케팅면에서 2004년에 돋보였던 영화에는 어떤게 있는지 이야기해 보자.
곽신애: 3편정도 기억이 난다. <늑대의 유혹>, <돈텔파파>, <가족> 이다. <늑대의 유혹>은 다소 가볍고 부정적 시각으로 알맹이 없는 것으로 인지되었던 인터넷 소설 작품이었는데 마케팅면에서 보면 티져 포스터가 나온후, 그 전과의 맥을 끊고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묻혀버릴수 있는 단순한 영화를 작품으로 건져낸 것 같다. 감각적 예고편이 인상적이었다. 지방에서는 호전을 보여 손익분기점를 넘겼다. 배울점이 많았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캐스팅이 강하지 않는데, 지금도 마케팅, 광고비 예산은 얼마나 썼을지 궁금하다. 버스광고를 한적이 없는데 새롭게 시도했다. 궁금하긴 하지만 자칫 메이저가 아닌 느낌으로 보일수 있는데 작품으로 끌어올린 건 평가할만하다.
김진영: 최근에 <주홍글씨>가 눈에 띄었다. 포스터를 보면 한 남자를 가운데 둔 치정극으로 호기심을 자극했고, 배우들 또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관심있게 보다가 시사회때 보고 놀랬다. 마케팅 때 예상했던 영화와 달랐다. 지금 현 상황에서의 20대들을 노려가면서 마케팅 컨셉을 잘 풀어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은 광고전략을 많이 선택한 영화이다. 본 마케팅이 눈에 띄었다. 개봉이후에 티비스팟을 새로 제작하였다. 극장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다시 제작하였고, ‘나도 가서 울어볼까‘라는 생각이 든 영화였다. 영화 마케팅은 보통 티저 마케팅이다. 개봉 이후는 적극적이지 않는데 가족은 본 마케팅이 적극적이었다. 그것이 박스오피스를 유지시켰다고 생각한다. 공포 영화들 속에서 <시실리2km>는 확실히 차별화 됐다. 자막이 2개였다. “무섭지, 웃기지” 무서우면서 웃긴 영화라는 것을 각인시켰다. 200만이 넘는 스코어를 기록하였다.
박은경: 마케터의 독단으로 안한게 장점이었다.<주홍글씨>의 포스터의 방향을 관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제 개인적으로는 투자사와 제작사가 각자의 룰에서 최선을 다해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배급사로서 유리하게 ,시장,경쟁을 분석하여 쇼박스에서 서포트를 할수 있는 부분이 시너지가 되었다.
저는 외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비효과>가 돋보였다. 좋은 배급전략. 인터넷 불법복제를 마케팅 전략으로 잘 사용했다. 인터넷 배포된 것은 감독버전이었고 극장판은 감독버전이 아니었다. ‘극장에서는 어떨까?’ 라는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또 <옹박>이라는 영화가 있다. 굉장히 적은 수입가로 사왔는데 메이저로 보일 수 있게 하였다. 마케팅 카피를 잘 세웠다. <늑대의 유혹>은 깜짝 놀란게 포스트 관리를 잘했다. 외부적으로 보이는 것 뿐아니라 내부적으로 보이는것도 효율적으로 했고 잘 성공할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장보경: 나는 <주홍글씨>, <가족>, <태극기 휘날리며>를 꼽고 싶다. <주홍글씨>를 꼽은 이유는 컨셉을 잘 잡아서 소비자에게 잘 다가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자3 남자 1의 쉬운 구도를 짧게 정리하면서 강하게 다가갔다. 명확한 컨셉이 지저분한 치정극으로 보일수 있었던 것을 포스터, 예고편등을 통해 고급스럽게 포장하면서 관객들에게 잘 다가갔다.
사실 내가 마케팅 하면서 생각한게 ‘본마케팅이 보통 왜 잘 안되나?‘였다. 그 이유는 꺼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가족>은 사실 유심히 안봤었는데 티비스팟을 낸다는게 신선했다. 자신감있게 밀고 나가는 태도가 자극이 되었다. 좋은 사례였다고 생각한다. <태극기..> 같은 경우는 강제규 감독, 빅스타, 제작비 등 밖으로 노출되는 이슈가 많았다. 사실 블록버스터 무게에 눌리다 보면 방향을 잃는데 좀 더 커보이게 하는 마케팅에 성공했다. 태극기는 일본쪽 팬도 불러서 한류 열풍 행사도 하고, 기자 시사도 월드 프리미어로 최초로 해서, 헐리우드에 뒤지지 않는 사이즈를 강하게 다가갔다. .
심영: 각자 자리에서 뭘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어떤일을 진행하는지 깊게 나눠봤으면 좋겠다.
곽신애: 작품편수는 제일 적을 듯하다. 나는 마케터로 출발한 것이 아니어서 다른 분과 다르다. 영화잡지 기자로 출발해서 홍보 대행사를 하다가, 기획업무를 했다. 기획하다가 각 자 좀더 잘할수 있는 역할이 뭔지, 누가 제작 실장을 하기로 하고, 첫 작품 해피엔드를 하게 됐다. 마케팅 하면서 생각하는게, 어떻게 팔거냐의 문제가 아니라 팔만한 상품으로 만드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개발되는 작품을 어느 시점에 어떤점을 강조하고, 마케팅할 점을 이야기하고, 그리고 작품이 나오게 된다.
김진영: 올댓시네마는 홍보 마케팅 전문이다. 제작사 입장이랑 좀 다르다. 한달에 1작품, 2달에 많으면 3작품 진행한다. 가끔 저 영화를 왜 만들었을까 하는 작품도 있다. ‘내가 기획을 했으면 안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 같은 경우는 최상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작품의 질과는 상관없이 흥행을 시켜야할 의무가 있다. 내가 느끼는건 제작사에서는 기획부터 하므로 작품의 의도에 무관할 수가 없다. 아울러 연출의 의도와 별도로 마케팅을 진행할 수가 없다. 기획시대에서 만약에 했다면 돈텔파파는 <아빠하고 나하고>로 개봉했을거 같다. 대행사는 일반인에 더 가깝게 만드는게 가능하다. 작품의 의도와는 무관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세일즈하는 쪽으로 맞춰지는거 같다. 그리고 영화라는 상품을 클라이언트 상대로 외형이 어떻게 되는가도 굉장히 중요하다. 홍보전략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품의 질보다는 흥행에 포커스를 맞춰서 진행한다. 훨씬 더 오디언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제작사와 대행사의 차이가 이런것이라고 생각한다. 보다 광고적인 접근으로 하려 하고 일반 광고틀을 더 쉽게 접목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박은경: 각자 모신 이유가 있는거 같다. 하는 일은 비슷하지만 조금씩 회사마다 다르다. 쇼박스는 배급, 투자를 하다보니 수입을 하는 경우도 있고, ‘이 작품을 왜 샀을까?’ 하는 작품도 있다. 올여름 같은 경우 좋은 영화들이 스코어를 많이 못냈다. 올 가을은 한국영화 기근이었다. 그런 것에 대한 전체적으로 스케줄링 해보고, 포커스를 둔다. 만약 코믹적인 성격이 있는 영화라면 같이 개봉하는 영화를 염두해두고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 우울하면 반대로 활발하게, 같이 개봉하는게 남성적이면 여성적으로 방향을 가지고 간다. 극장 마케팅쪽도 신경을 쓴다. 극장 만큼 고객들이 와서 평가를 하는 곳이 없다. 배너도 커지고, 그런쪽에 무게를 둔다. 상당부분 마케팅이 서울에 치중되어 있다. 그래서 지방쪽 공략을 더 생각하기도 한다. 서울은 어떻게 보면 입소문과 커버가 더 쉽지만, 스코어를 크게 가지고 가려면 풀뿌리 마케팅을 펼쳐야할 정도로 지방 마케팅에 무게를 둔다. 서울은 풀(full)인거 같고, 지방에 멀티 체인이 들어가면서 그런쪽에 무게를 두고 하는 것이 더 앞으로도 중요하고 개발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보경: 저는 싸이더스에만 6년 있었다. 그러면서 생긴 습성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작품 분석과 컨셉이다. 싸이더스의 장점을 보통 삐딱한 뚝심이라고 한다. 흥행적, 상품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초기에 작품 분석을 하고, 그 영화의 작품을 크게 부각 시키는 것이 일을 진행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장 상황 분석, 비주얼등 마케팅할 때 컨셉을 잘 잡아야 한다. <주홍글씨> 때 <내 머릿속 지우개>를 했는데 <주홍글씨>가 폐막작이 된다는 소문 때문인지 수치가 달라지더니, 이것을 어떻게 역전 시킬까 고민했다. ‘내가 초반에 시장상황을 생각하지 않은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홍글씨>는 컨셉을 잘 잡았기에 마케팅이 성공했다. 흥행 극장 상황도 중요하지만 작품 분석을 어떻게 해서 관객에게 보여줄것인가가 마케팅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심영: 영화 마케팅 이야기를 하다보면, 마케터라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대학에 연극영화학과 광고 홍보학과등이 만들어지고 전문적인 학과가 아니더라도 커리큘럼 안에 영화 마케팅에 대한 것이 있다. 이 일을 하면서 마케팅에 뛰어 들고 싶어하는 후배분들에게 영화 마케팅의 장단점과 후배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곽신애: 개인적으로 느끼는 단점은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언제 누구를 만나고 하는 것이 한계가 많다. 외부적 여건에 많이 맞추어야 한다. 애엄마로서도 힘들다. 보수도 별로 높지 않다. 그럼에 불구하고 이 일을 그만두기 힘든 것은 계속 새로운 것을 알아가야 하는 것이 재미있다. 스타도 계속 변하고 취미 생활로 알면 허무한 것들이다. 이유있는 필요로 관심을 가지고 해야하는 것이 좋다.
좀 나아 졌으면 좋겠다는 것은, 일을 진행하면서 갖게 되는 자료, 정보를 공유하는게 좋을 것 같다. 현재 체계적으로 되어 있는게 없어 아쉽다. 동업자들이 했을 시행착오를 계속하고, 업종의 면에서 보면 비 효율적인 상태로 일을 하고 있다. 이 부분이 답답하다. 이 모임 초기에 해소해 보고자 했는데 어떤 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직 막막하다.
또한 전박적으로 마케팅 크래딧을 가진 사람들의 인식이 나아졌으면 좋겠다. 마켕팅이라는 일이 지나가는 일, 다음 단계를 위한 발판으로 인식되는게 문제이다. 올라갈 곳이 없다는게 좀 답답하다. 계속 고민하고 있다. 영화 마케터 지망생에게 한마디를 하자면 신문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미래에서는 동기부여의 자발성, 시간관리, 구두 혹은 문서를 통한 의사소통 능력, 문제해결 능력 등을 얼마나 잘 풀어가는가, 정보 평가력(유익한거 아닌거 가려내기), 그리고 부수적으로 리더쉽, 인맥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영화 마케터는 적어도 문제해결능력, 정보 평가력, 구두 혹은 문서를 통한 의사소통 능력, 이 3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김진영: 영화 마케팅하면서 힘든 것은 시간관리가 안되는 것이다. 보다 힘든건 나이 들어감에 따라 사고도 늙어가는 것이다. 머리를 20대의 사고에 맞춰야 한다. 드라마도 봐야하고 가요도 다 들어야 하고, 요새 유행하는 의상 컬러, 유행어까지 다 알아야 한다. 게임도 해야한다. 20대 감성을 맞춰서 살아야 하는게 힘들다. 제가 잘 쓰는 방법이 주말에는 방송에 매달려서 산다. 잡지를 쌓아놓고 본다. 어떤 꽃미남을 좋아하는지, 요새 좋아하는 브랜드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점이 가장 힘들다. 반면 이점이 가장 장점이다. 내가 항상 젊게 살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이다.
가끔씩 경제적 압박을 받을 때도 있다. 여성 영화 마케터가 전문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영화 마케터는 전공도 다양하다. 전문성의 강화가 필요하다. 또 하나는 학계와 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최신 마케팅 이론, 현장에서 접목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 실무진들과 학계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한국영화 마케팅이 발전할 것으로 본다. 양적으로, 질적으로도 접목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이 전문화되고 실무와 접목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하나가 데이터 베이스 축적이다. 흩어져 있는 것들을 모아서 데이터 베이스화 했으면 좋겠다.
또 전문적 교육기관들이 있는데 좀더 체계적인게 필요하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언제나 트랜드에 민감해야한다. 한국말을 잘해야한다. 영화를 홍보하는 일에 있어서 그것은 결국 말과 글로 전달 작업들이 많다. 국어를 사랑하시고, 노력도 했으면 좋겠다. 언어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해라
박은경: 저는 영화 마케팅은 1년 되었고, 마케팅은 다른쪽에서 계속 해왔다. 처음 왔을때 다른 마케팅과 다른건, 영화는 캠페인성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보통 작업이 6개월안에 끝난다. 서운한 맛도 있다.
또하나 어려운점은 남자가 너무 없다.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기 힘들다. 남녀가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 봉급, 처우 문제도 있지만 냉정하게 되기 힘들다. 예산관리쪽에 신경을 많이 쓰게되는데, 영화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중요하다. 객관적인 뷰를 가지고 접근하는게 어렵고 그런 훈련은 계속되어야하는데, 영화만 보는게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이 커져야한다. 굉장히 기본적이지만 판단력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어렵다라는 생각이 든다. 30, 40대가 20대는 이럴꺼야라고 생각으로종종 만들어지는 것을 보는데 나도 가끔 고민스럽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어떤 인재들이 들어오면 좋을지 생각해보면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오면 좋겠다. 어떨때는 영화를 더 좋아하는게 부담스럽기도 하다. 영화에 대한 애정은 충분하리라 보고, 마케팅의 일반적인것에 집중해서 일했으면 좋겠다. 영화 마케팅을 전문적으로 하고 싶은 분이라면 애정과 열정은 많은데, 거기에 비해서 기본이 딸린다는 느낌이 있어서, 보다 많이 채워져서 오면 빠른 발전과 진보가 있을거 같다.
장보경: 내가 제일 힘든건 마케팅의 위상이다. 영화가 잘못되면 마케팅이 잘못된거고 영화가 잘되면 영화가 좋다고 한다. 영화가 망하는건 공동 책임이다. 인식이 많이 좋아지고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성과 감성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태클이 들어와도 자신있게 해야한다.
공격이 들어와도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 그런 시절이 왔으면 좋겠다. 마케팅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은 영화 매니아는 안되었으면 좋겠다. 마케터의 자질에서 벗어나기 쉽다. 마케터는 이미 만들어진 상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 영화 매니아가 되면 영화에 깊게 들어가게 되서 객관적으로 못본다. 매니아라는 성향보다 객관적 시각을 키워야한다. 사회 돌아가는 트랜드를 읽을수 있는 눈을 훈련했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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