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단속 하겠어?″…비오는날 음주운전 사고 많다

[쿠키 사회]회사원 이모씨(37·전주시 효자동)는 비 오는 날 회식에 부담을 덜 느낀다. 비가 내리면 음주단속을 안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주변의 동료들도 이런 날은 술을 웬만큼 먹지 않는 한 대리운전기사를 부르지 않고 음주 운전에 나선다.

이씨는 "비 오는 날도 음주운전을 하지 말아야 하지만 대리운전을 부르기가 번거로우며, 운전경력이 10년 이상 되는 만큼 직접 운전대를 잡고 있다"면서 "비 오는 날에 여러번 음주운전을 했지만 단속을 하지 않아 걸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취상태까지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사고가 나도 차가 긁히는 정도로 경미하다"고 덧붙였다.

비 오는 날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가 속출해 시민들의 안전불감증이 대두되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이 비가 내리는 날은 음주단속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완산경찰에 따르면 지난 17일과 18일 사이 14건의 교통사고를 접수했으며, 이 중 5건이 음주운전 사고였다. 지난 17일부터 장마가 시작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음주운전에 나선 운전자들이 빗길 사고로 차량이 파손되는 사고를 일으킨 것.

실제 지난 17일 오후 11시께 전주시 서신동 S아파트 입구의 이면도로에서 서로 다른 차선에서 마주오던 택시와 승용차가 부딪치는 사고가 났다.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지만 승용차 운전자인 이모씨는 혈중알코올 농도 0.153%로 밝혀졌다.

전주시내 B대리운전 관계자도 "대리운전업계에서는 비 오는 날에 평소보다 매출이 20∼30% 가량 줄어든다"면서 "시내권을 운행하는 운전자들이 음주운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비 오는 날은 대리운전기사들도 쉬는 경우가 많아 대리운전을 요청했다가 취소한 뒤 단속에 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접 운전대를 잡는 고객들도 적지않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비 오는 날의 음주운전은 시계 불량과 음주로 인해 감각 둔화 등으로 인해 대형사고의 가능성이 있다"면서 "단속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음주운전에 나서는 것은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행위"라고 말했다.

by 100명 2008. 6. 19. 1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