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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 계층의 사교육비가 월 31만원
고개를 갸우뚱하게하는 정부통계가 또 나왔다. 소득 상위 10% 계층의 사교육비가 월 31만원으로 소득 하위 10% 계층의 3만원에 비해 10배라는 것이다. 하위 10% 계층의 사교육비 월 3만원은 국민이 납득하는 수준이 될지 몰라도 상위 10% 계층의 월 사교육비가 31만원이라는 말은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통계의 실상이 이러하다.
사교육비를 소득 상위 10% 계층에 대해서 내고 다시 사교육비 상위 10%에 대해서 산정해보라. 상위 10%의 사교육비가 월 31만원이라면 사교육이 국가적인 문제일 수가 없다. 상위 10% 소득이 월 600만원 정도면 사교육비가 가구소득의 5%이다. 걱정거리가 안 되고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소득 하위 10%계층의 소득이 월 100만원이라 하면 사교육비 비율은 3%다. 하위계층에 월 3만원이 작은 돈은 아니나 교육을 위해서라면 소득의 3%가 아니라 30%도 쓰는 것이 우리나라다. 3% 사교육비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정부통계를 보면 국민이 엉뚱하다. 소득의 5%를 사교육비로 지불하는 상황이 가정의 문제고 국가문제가 되는 나라란 말인가. 우리나라가. 비용으로 보면 사교육 문제가 전혀 없는데 정부는 왜 사교육 문제해소에 그토록 심혈을 기울이는가. 사교육비가 소득의 5% 미만인데 국민은 또 왜 그렇게 사교육비에 허리가 휜다고 난리인가. 국민이 사리분별이 없는 것이 아니라면 정부통계가 엉망일 터다. 소득의 5% 미만이 사교육비인데 정부가 사교육 문제를 크게 내세워 사교육 해소에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문제가 아닌 것에 국정을 집중하면 정부가 틀린 것이고 문제라서 국정을 집중하고 있다면 정부통계가 틀린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입시는 고교 3년간 지속된다. 교육에 집중하는 가정은 중학교나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입시 준비를 한다.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는다. 빚도 내어 대학입시를 뒷받침하는 것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부모다. 사교육을 위해서 월 100만원 이상을 쓰는 가구가 우리나라 가구의 10%는 넘을 일이다. 소득 상위 10% 계층의 월 사교육비는 사교육비 상위 10%보다 많을 일이다. 도대체 소득 상위 10%계층의 월 사교육비가 31만원이라는 정부통계는 어떻게 나온 것인가.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정부통계를 없애는 일이 국정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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