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빅3’ 서울 동·북부 전쟁
롯데시네마 건대입구·미아·청량리·창동-메가박스 동대문-CGV 미아·왕십리점 잇단 개관
강연곤기자 kyg@munhwa.com
올해부터 2, 3년간은 각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들의 스크린 확보 경쟁이 사실상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다. 멀티플렉스 극장의 성장이 한국 영화시장 규모에 비해선 다소 앞선 형국이기 때문. 그래서 2, 3년이 지나면 전국 스크린수가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각 극장 업체들은 올해 이후 그동안 취약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막바지 ‘스크린 전쟁’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서울 목동과 신촌, 그리고 수도권 일부가 치열한 ‘전장터’가 됐다면, 올해초는 그동안 멀티플렉스 개관이 뜸했던 서울 동부지역이 가장 뜨겁다. 업계 2위인 롯데시네마는 27일 서울 광진구 스타시티빌딩에 건대입구관을 열었다. 강북에선 가장 많은 11개관, 2200석 규모.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이 함께 입주할 예정인 데다 주변에 대학이 있어 주요 관객층인 20, 30대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롯데측은 내다보고 있다. 이 지역은 CGV 강변점이 독주해 온 곳이어서 더욱 양사의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좀더 북쪽으로 시야를 돌려보면 메가박스가 개관할 동대문점, CGV가 개관을 준비중인 미아·왕십리점 등 동북부 극장 전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역시 올해 미아리점을 개관할 예정이고, 2008년 이후엔 청량리, 창동점을 잇달아 열면서 수적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멀티플렉스들의 경쟁이 더 큰 수익을 보장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스크린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전국 스크린수는 1847개. 지난 한해만 200개 이상 늘어났다. 이 가운데 CGV와 롯데, 메가박스, 프리머스, 씨너스 등 5개 멀티플렉스 체인(총 1131개)의 관객 점유율은 75%에 이른다.

올해 CGV, 롯데, 메가박스 등 이른바 ‘빅3’의 계획을 들여다보면 전국 스크린수는 2000개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만 해도 올해 11개관, 86개 스크린을 새로 확보할 계획이며 1위인 CGV도 올해 강남과 왕십리점, 일산, 문래 등 80여개 스크린을 추가한다. 전문가들은 “2000개가 넘는 스크린수가 현재 시장에 적합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관객의 접근성을 높이고 영화시장의 양적 성장에 기여한 측면도 적지 않지만, 관객규모에 비해 빠르게 늘어나는 멀티플렉스가 수익 창출엔 독이 될 것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영진위는 지난해 결산 자료를 통해 “설비 투자 등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스크린당 수익률은 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고, 영화투자사 아이엠픽처스는 “2006년 서울지역 스크린수는 8.9% 성장했는데 관객수는 4.9% 성장하는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by 100명 2007. 1. 31. 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