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 내년이 문제다
[YTN 2006-12-27 02:24]

[권영희 기자]

[앵커멘트]

올해 영화계의 가장 큰 화두는 '스크린쿼터 축소'였습니다.

영화계는 정부의 각종 지원 방안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쿼터 축소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조직적으로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잇따르며 스크린쿼터 축소는 여론의 관심을 받지 못했고 결국 내년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미 FTA 협상을 앞둔 1월26일 한덕수 당시 경제부총리는 스크린쿼터를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한다고 전격 발표합니다.

영화계는 곧바로 사활을 건 투쟁에 나섰습니다.

2월4일 안성기 씨를 시작해 7월3일 임권택 감독 까지 영화계 인사 172명이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7월1일에는 5백여 명의 영화배우와 감독, 제작자들이 스크린쿼터 원상회복을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스크린쿼터는 7월부터 73일로 바뀌어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사이 관객들은 '왕의 남자'와 '괴물'에 열광했고 두 편 모두 천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올 한 해 백 편이 넘는 한국영화가 만들어졌고 극장가는 한국 영화로 넘쳐나며 스크린쿼터 문제는 잊혀져갔습니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크랭크인 계획을 밝힌 영화는 올해의 절반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년 하반기에 개봉될 한국 영화가 크게 줄어든다는 뜻으로 극장들은 외국 영화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극장에 걸리기 힘든 한국 영화는 아예 제작 자체가 불가능한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인터뷰:조민환, 나비픽처스 대표] "소프트웨어를 가진 쪽보다 극장이 더 큰 힘을 갖게 되면 극장들이 스크린쿼터 때는 어쩔 수 없이 한국영화를 상영하지만 줄어들었으니까 그러지 않게 되겠죠."

영화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면서 영화시장 자체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영화계의 적절한 대책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인터뷰:김주성, CJ엔터테인먼트 대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합니다. 스크린쿼터 축소에도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도록 모든 영화인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결국 영화계는 서둘러 정부와 영화산업발전기금의 활용방안 논의를 시작하고, 자국영화 전용상영관, 독립예술영화 지원책 등 스크린쿼터축소의 후속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by 100명 2006. 12. 27. 0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