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환'에 잠긴 지구촌 곡창

기사입력 2008-06-18 03:06


美·中 폭우로 농경지 큰 피해… 식량위기 가중

호주는 6년째 가뭄… 기상이변 신음 확산

폭우 등 기상 이변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 곡물 수출국의 올해 작황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곡물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는 상태에서 작황 부진까지 겹쳐 지구촌 식량 사정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 이변으로 곡물 수급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는 미국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밀, 콩, 옥수수 등 3대 곡물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은 최근 아칸소주, 인디애나주, 일리노이주, 위스콘신주 등에서 이례적인 홍수가 발생, 밭이 쓸려나가는 등 곡물 재배에 큰 손실을 빚고 있다.

미국산 쌀의 50%를 생산하는 아칸소주에서는 올해 들어 폭우 등으로 쌀 생산량이 에이커당 150부셸(야드파운드법에 의한 무게의 단위, 미국의 경우 1부셸은 약 27.2154㎏)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는 에이커당 160부셸을 생산했다.

이 지역의 농업컨설팅회사인 농업마케팅서비스의 칼 프레인 대표는 “아칸소주가 미국 내 쌀 수요를 충족시키고 나면 쌀을 수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끝없이 펼쳐지는 옥수수밭으로 잘 알려진 인디애나주, 일리노이주에서는 폭염과 폭우가 교차하면서 올해 옥수수 생산량이 에이커당 130부셸에 그쳐 지난해보다 에이커당 20부셸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이오와주에서는 최근 홍수로 100만 에이커 이상의 옥수수밭이 물에 휩쓸려 망가졌고 200만 에이커의 콩밭도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옥수수 가격이 지난 주 부셸당 처음으로 7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콩 가격 역시 급등했다.

중국에서는 창장(長江), 주장(珠江), 광둥(廣東) 등 남부 곡창지대에 최근 20일 동안 폭우가 쏟아져 밀, 옥수수 등의 생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신화통신은 “중국 남부지역의 농토 대부분이 비에 젖었고 댐 수위도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며 “쓰촨성 강진에 이어 기습적인 폭우로 이 일대의 곡물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폭우로 인해 침수된 농지만 220만ha를 넘어서고 있으며 169명이 숨지고 1,70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더욱이 폭우로 황하가 범람위기에 처해 농경지 피해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자국 곡물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밀 수출세를 부과하는 등 곡물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호주는 6년째 가뭄이 이어지고 곡물 생산이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밀, 옥수수 수출 대국의 영화를 잃고 있다. 곡창 지대인 동부와 남부 지역에서는 가뭄으로 땅이 갈라져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곡물 작황 부진으로 올해 농가 수입이 4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by 100명 2008. 6. 18. 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