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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전화 요금 ‘재래식’ 청구 “불편해” [파이낸셜뉴스 2006-11-05 20:18]
휴대폰 국제전화 요금이 '재래식'으로 청구되고 있어 고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이는 국내 최대 국제전화 업체인 KT가 휴대폰으로 자사의 국제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동통신 고객에게 지로용지를 보내 요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연간 670만건 이상의 이동통신 고객 정보가 KT로 넘겨지고 있어 고객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휴대폰 001 국제전화 '불편'
SK텔레콤 고객인 양모씨는 최근 KT 지로용지를 받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휴대폰으로 001을 눌러 국제전화를 건 요금이 지로로 청구된 것.
양씨는 "KT 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을 쓰지 않는데도 KT 고지서를 받게 돼 놀랐다"면서 "SK텔레콤 요금으로 함께 납부하면 편리할 것을 번거롭게 은행을 방문해야 했다"고 불평했다.
휴대폰 001 국제전화 요금을 따로 내야 하는 건 SK텔레콤뿐 아니라 KTF·LG텔레콤 고객도 마찬가지다.
반면 휴대폰으로 LG데이콤 002, 하나로텔레콤 005, SK텔링크 00700을 쓸 경우는 국제전화 요금이 이동통신 요금 고지서에 합산해 청구된다.
이통 3사 관계자들은 "지난 2001년 KT가 휴대폰 국제전화 요금을 직접 과금하겠다고 나선 후 지금까지 이 방식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KT "수납률 높이기 위한 차원"
KT측은 수납률을 높이기 위해 자사가 직접 과금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과거 이통사와 대행 계약을 맺고 휴대폰 국제전화 요금을 건네받다보니 수납률이 60%에 불과했다는 것.
KT 관계자는 "일부러 휴대폰으로 국제전화를 많이 쓰고 이통요금을 안내는 고객 때문에 피해가 컸다"면서 "직접 과금제를 도입한 후 수납률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KT는 따로 요금을 내야 하는 고객들의 불편을 보상키 위해 유선 국제전화 요금할인 혜택을 휴대폰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KT는 휴대폰 국제전화와 KT 시내전화 요금을 합산해 낼 경우 휴대폰·일반전화 국제전화 요금을 최대 10%씩 할인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통사와 요금 수납 계약을 맺고 있는 LG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 국제전화 요금 수납률은 현재 95%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행 제도 개선돼야
KT는 휴대폰 국제전화 사용자에게 요금 청구서를 받기 위해 이통사로부터 이름·주소 등의 정보가 담긴 고객 정보를 받게 된다. 이 숫자는 매월 56만건 정도로 연간으로 따지면 670만건이 넘는다.
KT 관계자는 "이 정보를 기반으로 국제전화 요금을 내지 않는 고객은 직접 전화를 걸어 요금을 독촉하거나 시내전화 요금에 합산 청구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 고객은 "휴대폰으로 국제전화를 걸었다는 이유로 KT측에 정보가 넘어간다는 게 불쾌하다"고 말했다.
연간 국제전화 시장 규모는 4300억원 정도로 이중 40% 정도를 KT가 가져간다. 휴대폰 국제전화 사용량은 전체 국제전화 통화의 52%라는 점을 고려하면 별도로 청구되는 KT의 요금은 연간 96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고객들은 KT가 수납률을 높이기 위해 모든 휴대폰 001 국제전화 사용자에게 별도로 고지서를 발송해 불편을 야기하는 현행 제도는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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