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DMB 지하철서 먹통된다
[전자신문 2006-09-27 08:14]

 지상파DMB 사업자들이 수도권 지하철 구간에서 불가피하게 서비스를 포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서울메트로 1∼4호선, 도시철도공사 5∼8호선, 철도공사의 과천·일산·분당(연장)선 등 수도권의 모든 지하철 구간에서 지상파DMB 수신 불능이 예고됐다.

 서울메트로·도시철도공사·철도공사 등 수도권 지하철 사업자와 지하철 중계망 점용료 협상을 진행해온 지상파DMB특별위원회(위원장 조순용)는 현재의 지상파DMB 수익 모델로는 지하철 사업자들이 제시한 점용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지하철 구간 서비스를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26일 서울메트로 측에 이를 통보했다. 지상파DMB특위는 KBS·MBC·SBS 등 6개 지상파DMB 사업자의 단일 의사결정기구다.

 점용료는 중계기 등이 지하철 내 공간을 차지하는 데 따른 비용이어서 위성DMB 및 이동통신 사업자도 이를 내고 있다.

 김윤섭 지상파DMB특위 사무국장은 “지하철 내 서비스를 반드시 하고싶다는 의지를 갖고 협상을 진행해왔다”며 “그렇지만 현재의 지상파DMB 수익모델은 서울메트로 측이 최대한 배려한 조건조차도 맞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협상 진행 과정=지상파DMB 사업자와 지하철 사업자 측은 올 초 지상파DMB 활성화를 위해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지하철 구간 내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합의하고, 점용료 협상과 별개로 지난 6월 서비스를 개시했다.

 양측은 당시 제3자인 한국종합경제연구원에 적정 점용료를 산출토록 의뢰해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점용료 협상을 진행해왔다. 최초 제시된 적정 점용료는 연간 120억∼130억원에 이르렀으나 지상파DMB 사업자들이 지상파DMB가 보편적 무료 서비스인데다 국책 사업이라는 점을 내세워 이동통신 사업자와 같은 잣대로 점용료를 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메트로 측은 협상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수용, ‘연간 8억원’을 다시 제시했다. 8억원에는 중계기 관리를 위한 전기료 등 유지비까지 모두 포함돼 있으며 실제 점용료만은 4억원 수준이다. 서울메트로의 기준을 도시철도공사와 철도공사에 적용하면 6개 지상파DMB 사업자가 치러야 할 금액은 연간 24억∼3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지상파DMB특위는 이 금액에 대해서도 지급 불능 판단을 내리고 서비스 포기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포기 불가피=지상파DMB특위는 서울메트로가 제시한 금액에 대해 지상파DMB 사업자를 최대한 배려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김혁 지상파DMB특위 정책실장은 “이런 조건마저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지상파DMB 수익 모델이 악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지상파DMB 광고 수익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봐도 6개 지상파DMB 사업자의 매출 총계가 20억원, 내년 50억∼60억원”이라며 “지하철 구간 수신을 유지하는 데만 절반 이상을 쓸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뉴미디어는 초기 적자를 감내하면 향후 가입자가 늘어 수익 기반을 갖출 수 있는 게 원칙”이라며 “그러나 지상파DMB는 보급 단말기가 늘어나도 적정 광고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상파DMB 사업자가 이번에 서비스 포기를 결정했지만 수도권 지하철 구간에서 지상파DMB 수신 불능이 언제부터일지는 명확하지 않다. 점용료를 내지 않는 중계기에 대한 사용 정지 결정은 지하철 측이 하도록 돼 있다.

by 100명 2006. 9. 27. 0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