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일병 구하기

스타ㆍ감독ㆍ제작자 모두‘한마음 한뜻’

강철중ㆍ놈놈놈ㆍ크로싱등

6월 화제작ㆍ대작 잇단개봉

부진한 흥행성적 반전 노려

“6~7월에도 한국영화가 안 된다면 당분간 희망이 없다고 봐야죠. 스타 감독에 배우, 대작이 총출동했으니….”

‘벼랑 끝에 몰렸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한국영화 화제작과 대작이 잇따라 개봉하는 이달 중순 이후의 흥행 결과가 향후 2~3년간 충무로의 투자와 배급지형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추격자’ 이후 변변한 흥행작을 내지 못해 한자릿수 점유율(5월 7.8%)로 부진한 한국영화는 스타 감독과 배우가 총출동해 반전을 노린다. 6~7월의 개봉작은 충무로가 동원할 만한 ‘흥행카드’의 거의 전부라고 할 만큼 면면이 화려하다. 그만큼 부담도 크다.

포문을 여는 ‘강철중’(19일 개봉)은 한국영화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를 자임한 강우석 감독의 야심작이다. 이어 한 주 차로 ‘크로싱’(감독 김태균)이 붙는다. 7월에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17일), ‘님은 먼곳에’(감독 이준익.24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감독 곽경택 안권태.31일)의 개봉이 예정됐다. 야구로 치자면 타율과 타점, 장타력이 모두 출중한 ‘거포’급 감독이다. 강우석과 이준익은 ‘1000만 감독’이고, 김지운 곽경택 김태균 감독도 흥행이라면 지기 싫다. 1000만 관객을 경험한 배우도 여럿이다. ‘강철중’의 설경구(실미도)와 ‘님은 먼곳에’의 정진영(왕의 남자)은 1000만 신화를 일궜던 감독과 다시 손을 잡았다. 2000년대를 대표하는 흥행배우 송강호(놈놈놈)와 1990년대 최고 스타파워를 자랑했던 한석규(눈눈이이)도 나섰다. 정우성 이병헌(놈놈놈) 차승원(눈눈이이) 등도 부침이 있었지만 꾸준히 흥행작을 낸 스타다.

바싹 언 투자 분위기에도 이들 작품은 시나리오의 완성도와 유명 감독, 스타 배우 라인업을 내세워 기록적인 제작비를 모을 수 있었다. ‘놈놈놈’은 총제작비가 200억원 전후로 ‘디워’를 제외하고는 역대 한국영화 최고 수준이고, ‘크로싱’ ‘눈눈이이’ ‘님은 먼곳에’ 등은 60억~70억원대의 돈이 들었다. 이들 작품이 성공하면 앞으로 ‘크게 놓고 크게 먹자’는 대작 중심의 투자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지만, 줄줄이 망할 경우 아예 충무로의 돈줄이 말라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6~7월 흥행대전에는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벤티지홀딩스 등 최근 한국영화 판세를 좌우해온 주요 배급사가 모두 뛰어들어 더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by 100명 2008. 6. 17.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