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분석, 日 ‘괴물’ 이래서 실패했다
[뉴시스 2006-09-06 10:31]
【서울=뉴시스】 영화 ‘괴물’이 일본 흥행에서 참패했다. 우리나라의 일본영화, 괴수영화 전문가들은 “예상했던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2일 일본에서 개봉된 ‘괴물’은 첫 주 박스오피스 7위에 머물렀다.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이라는 자부심으로 대대적인 현지 홍

【서울=뉴시스】

영화 ‘괴물’이 일본 흥행에서 참패했다. 우리나라의 일본영화, 괴수영화 전문가들은 “예상했던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2일 일본에서 개봉된 ‘괴물’은 첫 주 박스오피스 7위에 머물렀다.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이라는 자부심으로 대대적인 현지 홍보를 벌인 것에 비하면 몹시 실망스러운 결과다.

국내 어느 일본영화 전문가는 “일본에서의 홍보 방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괴수영화의 본토인 일본에서 대단한 괴수영화, 새로운 괴수영화라고 거창하게 홍보하는 바람에 개봉 전부터 안티가 양산됐다”는 것이다. “일본의 마니아들을 지나치게 자극해 그들의 자존심을 흔들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타깃 관객 설정이 잘못됐다”는 짚었다. “일본에서 괴수영화를 보는 관객층은 어린이와 오타쿠 두 부류인데 ‘괴물’은 서구 블록버스터처럼 홍보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본 내에서 ‘리미트 오브 러브: 우미자루’, ‘데스노트’, ‘일본침몰’ 등 할리우드 스타일 블록버스터가 대거 개봉하면서 희소성도 떨어지고 말았다”고 정리했다.“괴수영화 장르 자체가 퇴조 분위”라는 한계점도 지목했다. 실제로 일본의 인기 괴수 시리즈물 ‘고지라’의 최종편이라고 떠들석하게 홍보된 ‘고지라-파이널 워즈’가 흥행에 실패하기도 했다.

“‘괴물’은 철저하게 한국에서만 통할 이야기였다”고 단언하는 전문가도 있다. “정치적 맥거핀이나 한강 등 익숙한 공간이 한국인에게는 동질감을 줄 수 있지만 외국인들에게는 낯설게 다가갔을 것”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영화전문사이트 초영화비평의 영화평론가 마이다 유이치(前田有一)는 “‘괴물’은 이율배반적 영화”라고 규정했다.

“괴수의 VFX를 할리우드에 외주시켰으면서도 엄청나게 반미적인 설정은 이율배반적이다. ‘괴물’의 제작 배경이 그야말로 한국인 것 같아 웃을 수 있다. ‘괴물’은 현대 한국을 상징하는 영화이며 한국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강하게 추천하고픈 영화”라고 평했다.

일본의 주요 영화 사이트에는 ‘괴물’을 낯설어 하는 의견들이 많다. 특히 정부에 대한 믿음이 큰 일본인들은 ‘괴물’ 중 정부 불신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영화 속 박해일이 화염병을 만드는 장면은 무슨 의미인가”라며 궁금해 하기도 한다.

이같은 낯설음을 극복하려면 ‘한류마케팅’이 가능한 확실한 한류스타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또 다시 도출될 수 밖에 없다. ‘한류스타 없는 일본 흥행 성공’을 자신한 ‘괴물’의 실패는 한류지속 여부를 불안해 하는 대중문화계에 걱걱정거리를 하나 더 안긴 셈이다./

by 100명 2006. 9. 7.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