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비만 장관' 신설

[중앙일보 2006-08-25 04:51]

[중앙일보 최지영] 영국이 골칫거리로 떠오른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트니스 장관(Minister for Fitness)'이란 직책을 새로 만들었다. 우리말로 바꾸면 '건강운동부 장관'쯤 된다.

토니 블레어 총리는 캐럴린 플린트 현 보건 차관을 피트니스 장관에 임명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보건 차관과 피트니스 장관을 겸임하게 된 플린트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최 전까지 전 국민의 군살을 빼고 체력을 기르는 캠페인을 국가 차원에서 하겠다"고 선언했다. 영국인이 체력 강화를 위한 운동 시설을 편리하고 싸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안도 밝혔다.

플린트 장관은 문화부.스포츠부.보건부 등 각 정부 부처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민간 단체와도 공조해 '비만과의 전쟁'을 벌이게 된다. 또 지금까지의 비만 대책을 종합 점검해 범 부처 차원의 새 비만 방지 전략을 내놓고 예산 규모도 새로 짤 예정이다.

영국이 전담 장관직까지 신설한 것은 비만 문제가 국가.사회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정도로 심각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25일 공개될 정부 보고서에 의하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2003년 22%였던 비만 남성 비율은 2010년 33%까지 치솟게 된다.

남성 세 명 중 한 명은 비만이 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2010년이면 2~15세 어린이 중 여아는 22%, 남아는 19%가 비만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가뜩이나 재정 부족에 허덕이는 영국국민건강보험(NHS)이 지금도 매년 수십억 파운드 이상을 비만이 부른 질병 치료에 지출하고 있는데, 비만 인구가 더 늘면 NHS에 미칠 부담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영국 정부는 생활 속의 작은 습관을 바꿔 질병을 예방하자는 '작은 변화, 큰 차이 운동(Small Change Big Difference Initiative)'도 하고 있다. 블레어 총리가 직접 나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야채와 과일 섭취 늘리기 등을 강조하고 있다.

by 100명 2006. 8. 25. 1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