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영화 소리 소문도 없이 인기몰이>
[연합뉴스 2006-08-07 09:08]
영화 '메종 드 히미코'의 하루히코 역 오다기리 조

인디영화 인기 속 블록버스터 상륙 채비

(서울=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 한국 블록버스터 '괴물'이 매일 흥행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일본영화가 골수 팬을 중심으로 조용하게 세력을 확장 중이다. 인디영화를 중심으로 시작된 일본영화의 인기는 블록버스터로 옮겨갈 기세다.

이누도 잇신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필두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인기는 올 초 '메종 드 히미코' '박치기' '린다린다린다' 등의 흥행과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의 성공, 잇따른 일본 배우의 내한과 일본감독 회고전 등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일본영화의 인기 요인으로는 다양한 소재와 일정수준의 완성도, 외모와 연기력을 갖춘 메이저 배우의 출연 등을 들 수 있다.

◇인디영화를 중심으로 세력 확장 중

최근 일본영화 관련 행사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7월1일부터 진행 중인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

영화사 스폰지가 주최한 이 행사는 관객의 큰 호응에 힘입어 현재까지 앙코르 상영과 순회 상영을 반복하고 있다.

서울에서 7월1~12일 종로 스폰지하우스 1개 상영관에서 진행된 본 행사에 1만3천여 명의 관객이 몰리면서 주최 측은 같은 달 13~26일 호응이 컸던 '좋아해' '녹차의 맛'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등 인기작 5편을 골라 같은 장소에서 앙코르 상영회를 열었고, 같은 달 27일부터 8월2일까지 재연장 상영을 진행했다.

7월13일부터 인천ㆍ대전ㆍ광주ㆍ대구ㆍ부산 등을 돌며 진행 중인 지방순회 행사도 서울과 지방 극장의 요청으로 24일부터 1주일 단위로 서울 시네큐브, 부산 국도극장, 전주 프리머스 등에서 상영작 순회상영회가 또다시 개최될 예정.

주최 측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놀라운 반응"이라고 말했다.

스폰지의 이지혜 부장은 "관객 점유율이 본 행사 때는 평균 70%, 앙코르 상영회 때는 평균 50%가량 됐다"며 "4일까지 영화제 참여 관객은 2만7천여 명으로, 내달 중순 행사가 끝날 즈음 4만 명 이상의 관객이 영화제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영화의 흥행은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쓰마부키 사토시와 '메종 드 히미코'의 오다기리 조, '녹차의 맛' '보이지 않는 물결' 등으로 알려진 아사노 다다노부 등 일부 남자 배우들에 국한된 면도 없지 않다.

이 부장은 "몇몇 배우를 중심으로 한 골수 팬들이 많아 일본 영화팬이 확장됐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일본영화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바뀐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본 침몰' 등 일본 블록버스터 흥행 타진

이러한 일본 인디영화의 인기는 일본 대규모 블록버스터의 개봉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작비 200억원이 투입됐다는 '일본 침몰'이 3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일본 침몰'은 소설과 영화로 큰 인기를 끈 1973년작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 지난달 15일 일본에서 개봉된 이 작품은 개봉 3일 만에 90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였고 개봉 12일 만에 제작비 200억원을 회수했다. 또한 개봉되자마자 일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200개 상영관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

일본배우 아사노 다다노부

'일본 침몰' 수입사 거원시네마의 송원천 대표는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제외하고는 '일본 침몰'이 일본영화 중 가장 큰 규모로 개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최근 불고 있는 일본영화의 인기로 한국인의 반감이 많이 누그러진 것 같아 흥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지난 7월 중순 한 포털 사이트에 '일본 침몰' 개봉 기사가 게재됐는데 1시간 만에 1천7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며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재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일본 인기만화 '데스노트'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일본 블록버스터 영화도 10월 말께 한국팬과 만난다.

by 100명 2006. 8. 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