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크로스오버’… 수익창출 경쟁
하나의 분야만으로는 생존 힘들어 콘텐츠 다양화, 첫 사례‘천국보다 낯선'호평… ‘쉬리'도 곧 드라마
최근 영화와 드라마의 ‘수렴' 혹은 ‘크로스오버'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앞다퉈 영화제작에 뛰어들고 있고,영화 전문제작사들은 드라마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는 영화와 드라마의 장점을 함께 흡수해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한 방법이지만, 시청자들로선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드라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영화사가 제작한 드라마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지난달 31일방송을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천국보다 낯선'(극본 조정화·연출 김종혁)이다. 이성재, 엄태웅, 김민정 등이 주연을 맡은이 작품의 제작사는 팝콘필름. ‘연애소설', ‘야수', ‘청춘만화' 등을 만든 전문 영화제작사다. 영화사가 만든 드라마로는처음 지상파를 타는 사례로, 이미 지난해부터 기획을 시작해 영화쪽 인력이 대거 투입돼 제작됐다.

‘천국보다 낯선'은 캐나다 입양아 출신 변호사 노윤재(이성재)가 톱 여가수 유희란(김민정), 그의 매니저 강산호(엄태웅)와 엇갈린 인연을 맺으며 벌어지는 얘기. 1, 2회가 방송된 이후 영화같은 화려한 영상과 스토리로 눈길을 모으며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영화적인 재미와 장점이 잘 살아있다는 것. 특히 8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이성재 등 주연 배우들의연기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다른 영화사들도 드라마 제작에 나서고 있다. ‘태풍'의 진인사필름과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만든 태원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 ‘카인과 아벨'을 함께 만들기로 했으며, MK픽처스는 일본 GDH그룹과 손잡고 흥행대작 ‘쉬리‘를 드라마로 만들 예정. 특히‘가문의 영광'의 김영찬 작가가 극본을 쓰고, MBC ‘왕초'??만들었던 최호성 감독이 연출을 맡는 ‘카인과 아벨'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제작에 참여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양사는 앞으로도 영화와 드라마 제작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를 표방하고 있는 옐로우필름과 올리브나인등 제작사들이 주도하는 변화도 드라마 시장에서 주목받는다. 최근 ‘연애시대'로 한껏 주가를 올린 옐로우필름은 자회사인 상상필름을 통해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만들고 있고,사전제작 드라마 ‘썸데이'를 11월 케이블채널 OCN에서 방송한다. 또 ‘프라하의 연인‘, ‘주몽' 등을 히트시킨 제작사 올리브나인은 태원엔터테인먼트와 영화를 공동제작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런 변화들은 좀더 다양한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영화사와 방송사가 찾은 ‘묘수'다. 팝콘필름도 올해초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여건이 성숙됐다고 설명한다. 2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천국보다 낯선'의 해외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도 드라마가 규모는 작지만, 더 많은 수익이 나올 수 있다는판단에서다. 팝콘필름 이주란 팀장은 “‘천국보다 낯선'의 제작을 경험삼아 안정적인 드라마 제작·공급 시스템을 만들고 매년 1, 2편의 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y 100명 2006. 8. 7. 0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