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 배짱장사 볼테면 보고 말테면 마라? 배급사, 극장 멤버십 할인 폐지
"분담률 부당" 해명… 관객 반발

'잘 나가는 괴물의 횡포인가'.

개봉 첫날(27일) 전국에서 45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운 영화 '괴물'이 할인혜택 폐지 등의 배짱영업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28일 롯데시네마 CGV 메가박스 등 대형 영화관에 따르면 괴물의 배급사인 쇼박스는 지난 27일 영화를 개봉하면서 '기존 멤버십 회원들에게 주던 할인혜택을 적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동안 메이저급 극장들은 고객확보를 위해 목 금요일 영화관을 찾는 멤버십 회원들에게는 2500원이 할인된 4000원에 발권하고 있었다. 서면지역의 한 극장 관계자는 "어제 오전까지는 멤버십 할인을 해 주다가 배급사 측에서 계속 요청이 와서 오후부터 할인을 안 하고 있다"며 "해리포터 등 유명 외화를 상영할 경우 간헐적으로 이런 요구가 들어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실제 영화 관람료의 50%씩을 극장과 배급사가 나누는 수익구조에서 극장의 자체 할인액까지 배급사가 부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흥행대박이 예고되는 작품의 경우 일부 할인행사를 폐지해도 관객동원에는 별 무리가 없다는 의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관객들은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에 거세게 반발했다. 이날 롯데시네마 부산점을 찾은 이상근(24·부산 강서구 강동동) 씨는 "일부러 날짜를 맞춰 왔는데 할인이 안 된다니 화가 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객 박보영(여·22) 씨는 "지난번 이동통신사 제휴카드 할인도 업체간 분담률을 적게 내려고 하다가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를 떠넘기더니 이번에도 같은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쇼박스 관계자는 "정상요금을 받고 영화를 관람하게 하자는 취지"라면서 "극장 마케팅 때문에 배급사가 희생당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by 100명 2006. 7. 29.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