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튠즈 DRM 공개법으로 프랑스가 남긴 교훈「바람직한 DRM은?」
[ZDNet Korea 2006-07-28 08:00]

프랑스에서는 최근 온라인 뮤직 서비스로 다운로드되는 음악이 어느 MP3 플레이어에서도 재생 가능해야 한다고 하는 엄중한 호환성을 요구하는 법안이 제출됐다. 그러나, 마치 프랑스의 전형적인 러브 스토리와 같이 일견 잘 될 것 같았던 이 제안도 다양한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모든 것은 수개월 전에 프랑스 하원 법안이 통과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 법안은 간단하게 말하면, 프랑스의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iTMS)에서 구입한 음악을 모든 MP3 플레이어상에서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현재는, 마음에 드는 세르쥬 갱즈부르의 곡을 아이튠즈로 구입해도 재생하려면 아이팟, 아이튠즈, 혹은 아이튠즈로 작성한 CD가 필요하다. MP3 플레이어가 내장된 휴대전화를 구입해도 아이튠즈로 다운로드한 음악은 재생할 수 없다. 만일 아이팟의 인기가 없어져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면, 구입한 갱즈부르의 곡은 영원히 들을 수 없게 된다. 프랑스의 의원들이나 소비자 그룹은 이러한 제약을 바꾸기 위해 법제화를 요구했던 것이다.

애플 '차라리 프랑스 시장에서 철수하겠다'

이 법안은 모든 온라인 뮤직 스토어에 영향을 주는 것이지만, 애플컴퓨터가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표적이 된 것이다. 애플은 이 법안에 따르느니 프랑스의 iTMS를 폐쇄하겠다고 반발하고 있다.

격렬한 논의 끝에 법안의 내용은 큰폭으로 수정돼 7월 7일에 가결된 안에서는, 온라인 뮤직 스토어에 음악을 제공하는 레코드 회사나 아티스트가 승낙하면, 다운로드 음악의 호환성 보증 의무에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바뀌었다. 결국은 프랑스의 관료들의 중개로 조정안이 작성될 것이다.

애플은 수정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불만을 갖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프랑스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러한 엄격한 호환성을 요구하는 음악을 iTMS의 진열대 안쪽으로 쫓아버리게 될 것이다. 결국 이 법률에 대해 레코드 회사, 온라인 뮤직 스토어, 관료의 세력 다툼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아직은 갱즈부르의 'Les Incorruptibles'를 휴대전화로 들을 수 없다.

조금 기다려 달라! 이 방법도 별로 좋지는 않다.

디지털 저작권 보호 시스템의 발전

우선, 법제화하더라고 기술적으로 변화가 심한 분야를 자세한 것까지 규정하지 못할 것이고, 곧바로 시대에 뒤떨어져 버릴 것은 뻔하다. 비록 지금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는 제품이어도 몇 년새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1990년대의 컴퓨서브나 AOL 등의 PC 통신 서비스가 지금 어떻게 되어 있는가.

또한 다양한 플레이어와 호환되지 않는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탑재 형식이 혼재하는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이 등장할 가능성은 많다. 이 솔루션은 프랑스가 원래 하고 싶었던 것, 아니 그 이상을 실현해 줄 것이다. 기기가 아니라 개인을 인증하는 시장에 근거한 디지털 저작권 보호 시스템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라면 소비자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음악을 좋아하는 플레이어로 재생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저작권 보호 시스템의 이점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관료들의 중개는 필요없다. 즉, 영화나 노래, 사진을 온라인으로 배포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그러한 콘텐츠의 배포 룰을 작성할 수 있게 된다. 유투브, 사진 공유 사이트, 개인 블로그 등 참가형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지금, 이 구조가 실현되면 큰 의미를 가지게 된다.

DRM은 악이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나 개인 프로그래머가 개방형 미디어 공유(Open Media Commons)라는 저작권 관리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목표는 콘텐츠 작성자의 권리와 콘텐츠 구입자의 이익 사이에서 공정한 조화를 잡는 DRM 시스템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과는 반대로, DRM은 모두 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아마 있을 것이다. 그 것은 단순하고 알기 쉽지만 공감할 수는 없다. 결국 DRM은 사용법은 잘못돼 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실제로 사용되고 있고, 소유 콘텐츠의 이용 방법에 대해서 소비자의 혼란을 부르는 룰을 작성하는 데 이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일어난 문제의 발단도 DRM는 악이라는 결정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어떠한 형태의 DRM도 피할 수 없다. 콘텐츠 기업이 DRM을 직접 필요로 하지 않다고 해도, 정부는 필요로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 어리석게도 DRM 해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의회에 제출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타국과 협력해 각 기기마다 실장된 고유의 DRM을 대체하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 투명성 높고 안전한 구조를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은 콘텐츠의 이용을 엄중하게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한 열쇠를 배포하고, 모든 기기로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다운로드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 구조를 실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휴가 기간 중에만 샤키라의 앨범을 들을 권리를 구입할 수 있는 저작권 보호 시스템이 있으면 훌륭하다. 긴급 치료실의 의사가 전자 진료기록카드를 안전하게 체크할 수 있는 콘텐츠 보호 시스템도 필수다.

프랑스는 DRM을 법률로써 강제적으로 해제하려고 해 실패한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프랑스의 실패로부터 배우고, 저작권의 보호를 소비자의 손에 맡기는 시스템의 실현에 주력 해 주기를 바란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고품질의 아이튠즈 서비스와 스스로 구입한 소중한 아이팟을 함께 사용하는 것에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웹과 같은 개방적인 플랫폼이 출현하면서 소비자들은 정치가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도, 머지않아 폐쇄적인 시스템에 등을 돌리지 않을까.

by 100명 2006. 7. 29. 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