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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텔을 어찌할꼬" … 정통부, 고심 또 고심 | ||
[한국경제 2006-07-12 18:01] | ||
정보통신부가 LG텔레콤의 동기식 IMT-2000(3세대 영상이동통신) 사업권을 회수했다. 12일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에서 LG텔레콤의 IMT-2000 사업권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상용화 시기를 연장해 줬는 데도 LG텔레콤이 2차 시한(6월 말)을 지키지 않았고 당분간 IMT-2000 주파수를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F는 최근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방식의 비동기식 IMT-2000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LG텔레콤은 어떻게 되는가. 3세대 서비스를 못 하는가. LG텔레콤이 동기식 IMT-2000 사업을 포기한 것은 세계적으로 동기식을 채택한 사업자가 거의 없어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비동기식이 사실상 세계 표준이 되면 동기식 사업자는 글로벌 로밍(국내에서 쓰던 휴대폰을 들고 나가 해외에서도 쓸 수 있게 하는 것)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해진다. 원천기술 보유 업체인 미국 퀄컴이 기술 개발을 중단키로 해 서비스 진화도 기대할 수 없다. LG텔레콤이 동기식 IMT-2000 사업권을 회수당했다 해서 3세대 서비스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LG텔레콤은 기존 1.8기가헤르츠(GHz) PCS 주파수를 활용해 올해 말께 3세대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기술은 SK텔레콤의 '준'이나 KTF의 '핌' 기술(2.75세대 EV-DO)에서 한 단계 진화한 'EV-DO 리비전A'.LG텔레콤은 전송 속도 등 서비스 품질에서 HSDPA에 뒤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EV-DO 리비전A는 당초 LG텔레콤이 IMT-2000용인 2GHz 주파수 대역에서 상용화하려고 했던 기술이다. LG텔레콤이 이 기술을 기존 주파수 대역에서 상용화하려고 하는 데는 투자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IMT-2000용 새 주파수 대역에서 상용화하려면 수천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반면 기존 주파수를 활용할 경우엔 1000억원대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LG텔레콤의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정통부가 3세대 서비스를 기존 주파수 대역에서 상용화하는 것을 용인할지 장담할 수 없다. 정통부가 IMT-2000 사업자를 선정하고 주파수를 배정한 것은 이 주파수를 이용해 3세대 서비스를 하라는 의미였다. EV-DO에서 진화한 기술까지 기존 주파수를 이용해 상용화할 경우 EV-DO에서 HSDPA로 진로를 바꾼 SK텔레콤과 KTF가 반발할 게 뻔하다. 한 가지 변수는 있다. 정통부로선 LG텔레콤의 동기식 IMT-2000 사업권을 회수했다 해도 '퇴로'까지 차단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따지고 보면 LG텔레콤이 동기식이라는 '낭떠러지'로 몰린 것은 정통부의 정책 실패로 볼 수도 있다. 기술 전망을 잘못해 3위 사업자에 동기식을 택하게 한 것이 정통부의 죄라면 죄다. 낭떠러지로 몰아 놓고 이제 와서 '퇴로'까지 막는다면 비난을 면키 어렵다.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약속을 어겼으니 사업권과 주파수를 회수하되 퇴로는 터 줘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이와 관련,한 심의위원은 "LG텔레콤에 합당한 퇴로를 열어 주되 특혜 시비에 휘말리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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