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에 ''IPv4 주소'' 폐쇄될 것"
[세계일보 2006-07-10 19:36]

알렉스 라이트먼 이노폰닷컴 대표 주장

“2010년에 IPv4 기반 인터넷 주소체계가 정점에 이르고, 계속 쇠락의 길로 접어들다가 약 10년 뒤(2017년)에는 폐쇄될 것입니다.”

10일 오후 주한 미국대사관 상무부 주최로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서 열린 ‘IPv6 국제시장 동향 및 기회’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알렉스 라이트먼(Alex Lightman) 이노폰닷컴(Innofone.com) 대표(사진)는 IPv6 주소체계의 기회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2010년, IPv4가 최고점에 이른 후 쇠퇴”

라이트먼 대표는 “미 정부가 IPv4를 개발할 당시 개발비용 전액(약 5000만 달러)을 투자했는데, 그로 인해 500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이끌어 냈다”고 평가하고 “미국 GDP 상승의 1/3 또는 1/2은 ‘인터넷’ 덕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TCP/IP가 흥행을 이뤄내고 IPv3(LCP)가 실패를 겪으면서 강제 폐쇄당한 것처럼 IPv4 역시 꼭짓점까지 올라간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2010년이 IPv4의 최고점이 된 후 사양길을 걷게 되며, 2017년에는 정부 차원에서 IPv4를 완전히 닫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이트먼 대표는 VoIPv6나 텔레매틱스(자동차) 등 장기적인 응용이 가능한 다양한 분야를 언급하며 IPv6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IPv4는 수익으로 연결되기까지 기간이 길었다”며 “IPv6는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 밖에 라이트먼 대표는 “필리핀에서 1곳, 중국에서 2곳을 현지 업체를 인수할 계획”이라며 “VoIP, 보안기술 등서 한국 시장에 접목시킬 수 있는 소규모 한국 기업들도 인수를 물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Pv6 도입 이점 뭔지 명확해져야” 낙관론 경계

이어 ‘한국 IPv6 망 구축 현황’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형준 IPv6 포럼코리아 사무국장은 “현재로서는 (IPv6를 통해) 국내 업체들이 과연 수익모델을 찾을 수 있을지 막연한 상황”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국내 ISP나 제조사들이 ‘IPv6가 명확하지 않다’고 우려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도 IPv6가 도입됐을 때 이점이 뭔가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80년대 IPv4가 처음 소개됐을 때 지지부진 했지만, 90년대 후반 월드와이드웹을 통해 활성화되는 계기를 맞았다”며 “1994년 IPv6가 개발된 이후 12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없다’라는 비판을 받는 것을 볼 때, 단순히 ‘IPv4 망이 한계에 달했다’는 논리로는 자연스러운 전환을 이끌어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IPv4 장비를 덜어내고 새 장비에 투자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 가정의 80%가 초고속 인터넷을 가입해 사용하면서 선진 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생산국’이 아니라 핵심 장비를 외국서 들여오는 ‘소비국’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초고속 인터넷 선도국가라는 명성은 얻었지만 과연 관련 업체들도 수익을 얻었는가는 되짚어 봐야 한다는 의미다.

김형준 사무국장은 “최근 일본의 한 미래학자가 ‘인간에 몸에 350개 IP가 달릴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도 했지만, 2017년에 과연 IPv6로 완전한 전환이 이뤄질 것인지는 지나봐야 알 것”이라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이미 IPv4 전환 가능한 IPv6 블록 확보”

현재 국내 IPv4 주소는 4300만개로 지난 3월 기준으로 96.2%가 이미 할당되어 있다. 여유분이 4%도 채 남지 않아 주소 고갈 상태다. 따라서 기존 IP 주소 체계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이 확보한 IPv6는 4145 블록으로 세계 5위다. 이는 기존 IPv4 주소를 모두 IPv6로 전환하고도 남을 만한 양이다. IPv6로의 전환 이면에는 IPv4 주소 체계가 전 세계 국가에 ‘공평하게’ 할당되지 않고 있다는 측면도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전산원(http://www.vsix.net)이 주축이 된 ‘KOREAv6’가 국가적 테스트베드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데이콤 망을 중심으로 지자체에 VoIPv6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IPv6 기반 콘텐츠 서비스로는 IPv6 주소로 접속할 수 있는 KT하이텔 ‘파란닷컴’에 4만5000여명 정도 방문하고 있다. 상용 서비스가 진행 중인 와이브로의 경우 2007년까지 IPv4 기반으로, 2009년까지 IPv6 기반으로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알렉스 라이트먼 이노폰닷컴 대표를 비롯해 케네스 덕워스(Kenneth Duckworth) 주한 미국대사관 상무관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주제 발표에 앞서 진행된 인사말에서 “IPv6 기술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요한 기술 중 하나”라며 “미 연방정부도 2008년을 IPv6 의무 전환기간으로 정하고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IPv6(Internet protocol Version 6) =IPv4의 한계인 인터넷 프로토콜(IP)의 어드레스 수용과 멀티미디어 실시간 처리 및 보안 대처 능력을 쉽게 해결할 수 있어 각광을 받고 있는 차세대 IP 주소체계다. 기존의 IPv4는 32비트 주소인데 비해 IPv6는 이보다 4배가 많은 128비트 주소 체계로 이뤄져 있다. 주소개수의 경우 IPv4는 약 43억개, IPv6는 사실상 무한대(약 43억×43억×43억×43억개)를 구현할 수 있다.

by 100명 2006. 7. 11. 0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