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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T 2000'' 사업권 포기LG텔레콤 어디로 ? | ||
[세계일보 2006-07-10 23:27] | ||
우리나라 고유의 3세대(3G) 이동통신 방식인 ‘동기식 IMT2000’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세계 유일의 동기식 IMT2000 사업자인 LG텔레콤(LGT)이 사업권 포기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정보통신부도 사업권 회수와 함께 과징금 부과 등 제재조치를 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는 따라서 LGT의 사업권 포기 후폭풍이 몰아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LGT가 동기식 IMT2000을 포기하는 대신 기존의 2세대(2G)망인 1.8GHz(기가헤르쯔)에서 3G에 버금가는 이통서비스를 하겠다고 나서면서 SK텔레콤과 KTF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동기식 IMT2000 역사 속으로=LGT가 사업권 포기라는 초강수를 띄우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LGT가 동기식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만큼 가급적 빨리 법률 검토를 마친 뒤 청문회와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의를 거쳐 이달 중 최종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그리 많지 않다. 사업권 연장이 이미 한 차례 이뤄진 만큼 추가연장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LGT로부터 사업권을 반납 받고 사업 미이행에 따른 과징금 부과 등 제재조치를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결국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동기식 IMT2000 사업이 물거품으로 끝나게 된다는 의미로 ‘정책 실패’라는 따가운 비판을 면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LGT의 ‘벼랑끝 경영’=대신 LGT는 두 가지 생존카드를 꺼내들었다. LGT는 먼저 올 연말까지 종전 1.8GHz 주파수에서 2세대의 진화된 기술인 리비젼A를 적용해 3.5세대 이동통신인 HSDPA(초고속 하향패킷 접속기술)에 버금가는 ‘3G’ 서비스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LGT 관계자는 “리비젼A 기술이 상용화되면 영상전화가 가능하며 데이타를 보내는 속도도 1.8Mbp로 종전보다 10배 이상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남용 LGT 사장이 “내부적으로 30가지의 서비스를 조사해 본 결과, 3G 서비스와 비교할 때 손색없는 고객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LGT는 두번째 카드로 “SKT와 주파수를 함께 써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LGT는 SKT의 800MHz(메가헤르쯔) 대역을 공동으로 사용할 경우 글로벌 로밍(자동연결)이 가능해진다. LGT로서는 별다른 투자 없이도 3G 이동통신의 핵심 서비스인 ‘화상전화’와 ‘고속데이타 전송’, ‘글로벌 로밍’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흥분하는 SKT와 KTF=하지만 LGT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SKT와 KTF는 ‘무임승차 속셈’, ‘얌체 상혼’이라며 격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동기식 IMT2000 사업권을 포기하더라도 LGT가 손해를 보는 것은 기존에 납입한 2200억원뿐이며, 리비젼A 기술투자액도 2000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LGT로서는 4000억원 가량의 자금만으로 3G서비스에 가세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SKT와 KTF는 3G 이동통신 서비스를 위해 자신들은 각각 1조3000억원의 출연금을 물어야 하고 이미 2004년 이후 3년간 투자액도 1조5000원을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과 네트워크 유지 비용까지 합치면 양사의 3G 관련 투자비용은 LGT에 비해 3조∼4조원씩 많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추정이다. 이 때문에 이들 업체는 LGT에게 지나친 특혜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SKT는 특히 주파수공용 요구에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KT측은 “LGT가 경영실적 호전으로 투자여력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타 사업자의 망에 ‘무임승차’하려고 한다”며 LGT 요구를 일축했다. LGT의 벼랑끝 경영이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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