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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화계 5대 이슈 | ||
2006년 상반기 영화계는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맛봤다. 일단 출발은 어두웠다. 연초 생각지도 않은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가 불거지면서 먹구름이 영화계를 뒤덮었다. 영화인들은 격앙했고, 각종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좋은 일도 있었다. ‘왕의 남자’가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 영화의 힘을 보여줬고, 7회째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한국 영화계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다. 하지만 현재 영화인들의 표정은 밝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반기가 시작하는 7월1일 스크린쿼터 축소가 시행되면 한국 영화는 절대 위기라는 것을 모든 영화인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거운 마음으로 싸워야 하는 우리 영화인들에게 지지를 보내며 희비 곡선을 그린 상반기 영화계의 중요 이슈를 되짚어봤다. 편집자주 ●''왕의 남자'' 관객동원 신기록 스타없는 저예산 영화 ''흥행 대박'' ‘왕의 남자’는 상반기 한국 영화계에 기념비를 세운 작품이 됐다. 지난해 말 개봉한 ‘왕의 남자’는 4월 18일까지 전국관객 1230만명을 동원해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가 세운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영화는 수치의 경신이라는 의미 말고도 한국 영화계에 중요한 화두를 던졌다. 스타가 등장하지 않는 저예산 영화가 초특급 흥행을 할 수 있다는 점과 비인기 장르인 사극도 관객의 정서를 정확하게 건들기만 하면 대박이 날 수 있다는 믿음을 충무로 제작자들에게 던지는 계기가 됐다. 사회적인 현상도 빼놓을 수 없다. 신예 이준기를 단번에 스타로 만든 ‘왕의 남자’는 ‘예쁜 남자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여자보다 예쁜 이준기의 모습에 여성팬들은 열광했고, 이는 사회적으로 예쁜 남자에 대한 관심을 부각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방송과 잡지 등 매스미디어에서 예쁜 남자 조명에 나섰고, ‘크로스 섹슈얼’이란 용어까지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게 됐다. ‘왕의 남자’는 또 원작 연극까지 덩달아 히트를 시키며 위력을 과시했다. 이길상 기자 ●스크린쿼터 축소 1인시위·촛불집회 등 강력한 반대 투쟁 ![]() 한국영화 산업의 근간을 지켜오던 스크린쿼터 축소 발표는 영화계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정부는 한미 FTA 협상을 위해 미국측 요구 조건인 스크린쿼터 축소를 받아들였고, 1월26일 현행 146일로 유지되던 스크린쿼터를 절반인 73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영화계는 이같은 조치가 한국 영화 산업을 송두리째 흔들수 있다며 즉각 1인 시위를 비롯해 촛불집회, 최민식의 옥관문화훈장 반납, 농민 단체와의 연대 투쟁을 하면서 강력한 반대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2월 4일 문화침략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 안성기를 첫 주자로 시작한 1인 릴레이 시위는 현재도 진행되고 있고, 146일째인 7월 3일 임권택 감독의 시위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영화인들은 국내 뿐 아니라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도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시위를 하면서 전세계인의 지지를 호소했다. 정부의 재정적 지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영화계는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한국 영화는 망한다’는 생각으로 강경하게 반대 시위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길상 기자 juna@sportsworldi.com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폭격 가공할 여름 대공세에 숨죽인 한국영화 올 상반기 영화계의 눈여겨 볼 점중 하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맹폭격에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한국영화들이었다. 사극 장르인 ‘왕의 남자’나 ‘음란서생’ 등 몇 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본전도 찾지 못하고 막을 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6월까지 극장 개봉 한국영화는 무려 30편이 넘어 ‘과잉생산’ 우려까지 낳고 있다. 비수기 무려 한 주에 3편의 한국영화가 개봉되는 경우가 3차례나 있었을 정도. 점유율도 5월 들어선 30%대로 곤두박질치면서 ‘한국영화 위기설’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다빈치 코드’를 필두로 한 할리우드 여름블록버스터 공세는 무서울 정도였다. 전 세계 동시 개봉, 사상최대 제작비 투입 등 막대한 물량공세를 퍼부은 이들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되며 차례로 9주 연속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맹위를 떨쳤다. 특히 톰 크루즈가 제작과 주연을 도맡은 ‘미션 임파서블 3’는 6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올 상반기 최대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스크린쿼터제가 축소 시행되는 7월에도 ‘슈퍼맨 리턴스’ ‘캐리비안의 해적 2’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 대기 중이어서 국내 영화인들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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