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만 있고 '산업'이 없다
[부산일보 2006-06-29 12:03]

부산 영화 · 영상산업 발전방향 전문가 간담회

부산을 '영화의 도시'라 하지만 사실 앞날이 꼭 밝은 것만은 아니다.

어떤 면에선 오히려 위기 상황이라는 역설이 나오기도 한다.

부산에 영화라는 말을 심은 부산국제영화제(PIFF)는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고,영화산업 환경은 디지털화 돼가는 등 주변 상황이 매우 빠르게 바뀌고 있다.

더불어 영화제와 영화촬영의 도시로서 부산은 이미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영화·영상 산업은 생각만큼 지역에 쉽게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부산이 명실상부한 영화와 영상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이런 고민을 깊게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부산테크노파크 전략산업기획단은 2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아르피나 유스호스텔 8층 클로버홀에서 '부산 영화·영상산업 발전방향 모색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부산이 아시아 영상산업의 중심 도시로서 확고한 위상을 갖추기 위해선 어떤 노력과 전략이 필요한가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간담회에는 국내 영화·영상 관련 전문가 1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최지선 박사는 "PIFF가 '상징적 축제'로 정착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상징적 산업'으로까지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부산이 영화산업의 도시로 거듭나려면 영화제에 대한 일방적 의존에서 벗어나 영화를 관광 등 타 산업과 연계시켜 클러스터 형태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부산은 영화제의 성공과 영화산업을 꽃피우려는 지자체의 의지가 강력하지만 실제 산업을 끌어갈 관련 민간업체의 환경이 매우 취약하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며 "지역 업체와 인력을 키워 나갈 수 있는 지원전략이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세방현상소 스타이스트 김윤 대표는 '디지털 시네마 시장 현황 및 시네포트 부산'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영화산업 부문은 디지털시네마의 출현으로 매우 급박한 환경변화에 맞서 있는데 부산도 이 같은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영산산업 발전 방향을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 후 이어진 토론에서 필름나루 오석근 대표는 "아시아권을 비롯한 세계 영화제들의 심각한 견제로 PIFF를 둘러싼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부산의 영화산업은 좀처럼 정착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대표는 "영화산업의 경우 유일한 해법은 영화제작 활성화이므로 제작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환경조성과 지원제도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by 100명 2006. 7. 10. 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