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람보'의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다
영화 <한반도>가 불편한 다섯 가지 이유
강우석 감독의 대작 영화 <한반도>(KnJ엔터테인먼트)가 드디어 베일을 벗고 26일 언론에 공개됐다. 강 감독 특유의 남성적인 강인함과 장대한 스케일이 전면에 드러나는 <한반도>는 일본의 역사적 과오를 꼬집으며 한국인으로서의 애국심을 고양시킨다. 이런 극적 재미와는 별개로 영화는 중량감 때문에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툭툭 튀어나와 긴장시킨다. <한반도>가 불편한 다섯 가지 요소를 짚어봤다.
1. 극단적인 애국심
월드컵 경기를 보며 ‘대~한민국’을 외치는 것처럼 한국인으로서 애국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특정 국가를 적으로 삼는 것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람보>의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 일본의 역사적 과오와 정치인들의 잘못을 꾸짖는 방법으로 ‘일본과의 전쟁’을 선택한 점은 무리수처럼 보인다.
2. 국새가 대체 뭐기에
<한반도>의 핵심은 사라진 국새를 찾는 것이다. 고종이 일본의 강요로 찍은 국새가 모두 가짜라는 것이다. 팩션의 특성상 이를 인정한다 해도 100년 전의 국새가 한국과 일본의 전쟁을 유발시킬 만큼 중요하다고 믿기는 힘들다. 영화적 허구도 관객의 수용 범위를 넘어서면 극적인 개연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
3. 사운드의 과잉
영화에서 음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관객의 감정을 통제하는 데 있어서 음악만큼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것도 없다. 그러나 과한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 <한반도>의 음악은 영화의 시각적 스케일을 청각적 영역으로 확장시키려 하지만. 내적인 정당성을 지니지 못한 채 과잉으로 머문다. 그래서 눈도 귀도 불편하다.
4. 캐릭터의 단순 구도
대립 구도는 한국과 일본의 대결과 현실주의자와 이상주의자(혹은 극단적인 애국자)의 대결로 귀결된다. 국새를 찾아 일본의 간섭을 무력화시키려는 사학자 최민재(조재현)와 일본과의 실리적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상현(차인표)의 대립은 대통령(안성기)과 국무총리(문성근)의 대립으로 연결된다. 양측의 대립 구도는 배우들의 지나치게 진지하고 뻣뻣한 연기로 인해 시종일관 경직된 인상을 숨기지 못한다. 결말의 갑작스런 전세 역전도 억지스러운 느낌이다.
5. 여성 캐릭터의 부재
강 감독의 영화에서 여배우는 늘 뒷전이다. <공공의 적>과 <실미도>에서 볼 수 있듯 여성 캐릭터는 조연의 자리도 차지하지 못한다. 강한 남성성으로 밀어붙이는 강 감독의 개성은 <한반도>로 넘어와서는 단순히 남성 중심의 세계관으로 변질된다. <실미도>의 다양한 캐릭터와 달리 <한반도>의 주요 인물들은 마치 하나의 캐릭터의 일부인 것처럼 서로 닮았다.
영화 <한반도>가 불편한 다섯 가지 이유
강우석 감독의 대작 영화 <한반도>(KnJ엔터테인먼트)가 드디어 베일을 벗고 26일 언론에 공개됐다. 강 감독 특유의 남성적인 강인함과 장대한 스케일이 전면에 드러나는 <한반도>는 일본의 역사적 과오를 꼬집으며 한국인으로서의 애국심을 고양시킨다. 이런 극적 재미와는 별개로 영화는 중량감 때문에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툭툭 튀어나와 긴장시킨다. <한반도>가 불편한 다섯 가지 요소를 짚어봤다.
1. 극단적인 애국심
월드컵 경기를 보며 ‘대~한민국’을 외치는 것처럼 한국인으로서 애국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특정 국가를 적으로 삼는 것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람보>의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 일본의 역사적 과오와 정치인들의 잘못을 꾸짖는 방법으로 ‘일본과의 전쟁’을 선택한 점은 무리수처럼 보인다.
2. 국새가 대체 뭐기에
<한반도>의 핵심은 사라진 국새를 찾는 것이다. 고종이 일본의 강요로 찍은 국새가 모두 가짜라는 것이다. 팩션의 특성상 이를 인정한다 해도 100년 전의 국새가 한국과 일본의 전쟁을 유발시킬 만큼 중요하다고 믿기는 힘들다. 영화적 허구도 관객의 수용 범위를 넘어서면 극적인 개연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
3. 사운드의 과잉
영화에서 음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관객의 감정을 통제하는 데 있어서 음악만큼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것도 없다. 그러나 과한 것은 부족한 것만 못하다. <한반도>의 음악은 영화의 시각적 스케일을 청각적 영역으로 확장시키려 하지만. 내적인 정당성을 지니지 못한 채 과잉으로 머문다. 그래서 눈도 귀도 불편하다.
4. 캐릭터의 단순 구도
대립 구도는 한국과 일본의 대결과 현실주의자와 이상주의자(혹은 극단적인 애국자)의 대결로 귀결된다. 국새를 찾아 일본의 간섭을 무력화시키려는 사학자 최민재(조재현)와 일본과의 실리적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상현(차인표)의 대립은 대통령(안성기)과 국무총리(문성근)의 대립으로 연결된다. 양측의 대립 구도는 배우들의 지나치게 진지하고 뻣뻣한 연기로 인해 시종일관 경직된 인상을 숨기지 못한다. 결말의 갑작스런 전세 역전도 억지스러운 느낌이다.
5. 여성 캐릭터의 부재
강 감독의 영화에서 여배우는 늘 뒷전이다. <공공의 적>과 <실미도>에서 볼 수 있듯 여성 캐릭터는 조연의 자리도 차지하지 못한다. 강한 남성성으로 밀어붙이는 강 감독의 개성은 <한반도>로 넘어와서는 단순히 남성 중심의 세계관으로 변질된다. <실미도>의 다양한 캐릭터와 달리 <한반도>의 주요 인물들은 마치 하나의 캐릭터의 일부인 것처럼 서로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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