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디지털 족쇄'가 현실로…재범위험 집중 감독
보호관찰 대상자 일거수일투족 24시간 감시
사업 실패로 갚지 못한 빚 때문에 법원에서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선고받은 A씨. 내심 관리가 허술할 테니 대충 시간이나 때우겠다고 생각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봉사명령 이행기관인 한 사회복지시설에 출근한 첫날 바로 잘못 생각했음을 알았다. 기관에 도착하자 곧바로 보호관찰소 측에서 컴퓨터 화상전화를 통해 출근 여부를 확인했다. 이뿐만 아니라 봉사명령을 이행했음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자기 모습을 컴퓨터 화상으로 찍어 전자 서류를 작성해 내야 했다.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이런 일이 이제 현실화한다. 보호관찰 활동 전반에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법무부는 7일 휴대전화, 컴퓨터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보호관찰 대상자를 지도·감독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보호관찰 시스템’ 구축작업을 지난달 마무리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유선전화 또는 직접 대면 등을 통한 기존 감독 방식 대신 IT 기술을 도입해 단순 폭력범, 교통사고 과실범 등 재범률이 낮은 대상자에게 들이는 일손을 줄이고 이를 성폭행범, 조직폭력범 등 재범률이 높은 대상자 감독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도록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대상자가 지정된 시간에 컴퓨터에 생활보고를 입력하는 ‘폰투컴 생활보고 시스템’과 교육 프로그램 및 준수사항 등을 인터넷으로 확인하는 ‘사이버 보호관찰소’, 화상 전화를 통해 봉사명령 이행 상황을 확인하는 ‘화상전화 감독시스템’이 도입됐다.

성폭력범이나 상습절도범 등 외출 제한 대상자가 집에 있는지를 음성으로 확인하는 시스템과 보호관찰 관련 정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시스템도 갖춰졌다.

현장 보호관찰관에게는 PDA폰이 주어져 실시간으로 대상자 사건기록과 공범관계, 개인 정보 등을 검색해 보호관찰 활동에 활용하고 그 결과를 입력할 수 있다.

법무부 김수민 보호국장은 “재범 위험이 높은 대상자에 대해서는 대면 감독도 병행한다”며 “유비쿼터스 보호관찰 시스템의 도입으로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비쿼터스 보호관찰 시스템은 보호관찰 직원 1인당 대상자 수가 223명에 달해 선진국(미국 62명, 일본 50명, 영국 13명)에 비해 최고 17배가 넘는 현실에서 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by 100명 2006. 5. 8. 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