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터 "반갑다 디지털시네마"

아날로그 극장 `영사기'대체 기대
5년간 2000억원대 신규시장 형성
2K-4K진영 영화관 잡기 물밑경쟁

가정과 기업용 제품인 프로젝터가 `디지털시네마' 바람과 함께 극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극장가가 `디지털시네마'로 빠르게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아날로그 영화관의 영사기를 대체하는 프로젝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로젝터 업체들도 기존 2000억원대에 불과하던 국내 프로젝터 시장이 디지털시네마의 등장으로 향후 5년간 2000억원대의 신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영화관을 잡기 위한 물밑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디지털시네마는 아날로그로 촬영한 영화를 디지털화 과정을 거쳐 디지털 파일로 영화관에 배급, 디지털 영사기로 상영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1600여개 스크린 중 4%도 안되는 50여개 스크린이 디지털시네마로 전환된 수준에 불과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2009년까지 극장의 80% 이상을 디지털시네마로 바꾼다는 정책목표를 제시하고 있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 디지털시네마 시장은 DLP 방식의 `2K'가 선점하고 있는 양상이며, SXRD 방식의 `4K' 프로젝터가 신규 진입을 노리고 있다. 2K와 4K는 헐리우드 7개 메이저 영화사가 디지털시네마 확대를 위해 공동투자해 결성한 협력기구인 `DCI'에서 정한 표준 규격으로 2K는 풀HD(1920×1080), 4K는 풀HD의 4배인 4096×2160의 해상도를 지원하고 있다.
2K진영에는 바코와 NEC, 크리스티 등 기존 필름 영사기의 강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DLP모듈의 대량 생산에 따른 가격적인 장점과 이미 시장에서 검증됐다는 장점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현재 국내 디지털시네마는 모두 2K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소니로 대표되는 4K 진영은 그동안 자막지원이 안 됐고 2K에 비해 15% 가량 비싼 구축비용, 시장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단점으로 아직 시장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블루레이와 HD-DVD 등 가정에서도 풀HD의 화질이 구현되고 있어 영화관이 2K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콜롬비아와 폭스 등 메이저 영화사가 4K로 영화를 배급키로 결정하고 미국 극장업체인 렌드마크 시어터가 4K를 도입하는 등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2K와 4K 진영이 물밑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와 메가박스가 필름 영사기의 대체 제품으로 2K와 4K를 놓고 비교 검토 중에 있으며, 50개 극장을 회원사로 보유한 전국극장인연합회도 지난달 2K와 4K로 시연 테스트를 가졌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부가 4K를 정책적으로 지원할 계획임을 시사하는 등 시장 후발주자인 4K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들도 나오고 있다.
극장업계 한 관계자는 "가정에서도 2K의 화질을 보기 때문에 차별화를 위해서는 2K보다는 4K가 유리하다"면서도 "구입가격과 시스템 구축 편리성 등에서는 2K가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디지털시네마는 프로젝터 업계에는 새로운 신천지"라며 "향후 5년간 디지털시네마가 본격적으로 구축됨으로써 프로젝터를 포함한 관련 시장 규모만 수천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프로젝터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by 100명 2006. 4. 25. 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