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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자유 얻은 러시아인 '해외로 해외로..'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최근 경제 호황으로 어느 때보다 돈이 풍족하고 옛 소련 시절의 억압에서도 자유로워진 러시아인들이 해외로 몰리면서 러시아에서 해외 여행 붐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 러시아인들의 삶의 변화는 국내에서 보다는 밀려드는 러시아인들 덕분에 러시아인의 요구에 맞는 산업이 번창하는 터키의 해변과 같은 해외에서 확인되고 있다면서 러시아인들의 해외 여행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옛 소련 공산정권 시절 해외 여행을 허락받기도 어려웠고 이런 장벽이 소련의 몰락과 함께 사라진 직후에는 돈이 없어 해외 여행에 나서지 못했던 러시아인들이 이제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경제 호황 덕에 세계를 누비며 즐기고 있다.
러시아인들의 해외여행 붐을 가장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은 터키로, 휴양지인 안탈야의 '크렘린궁 호텔'은 크렘린궁 등을 떠올리게 하는 건물을 갖추고 러시아 관광객을 맞기에 바쁘다.
러시아 관광객이 급증하기 시작한 2003년 문을 연 객실 88개의 이 호텔의 고객 중 60%는 옛 소련 출신이고 나머지는 유럽인들이다.
이러다 보니 터키 호텔들은 러시아어를 할 수 있는 직원들을 찾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크렘린궁호텔의 직원인 스우트 에센리씨는 "모두가 러시아어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인의 해외 여행 급증은 러시아 정부의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2006년 옛 소련 이외 지역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 수는 710만명으로 1995년의 260만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터키의 경우 작년에 250만명이 방문해 1년 전보다도 33%나 증가했다.
옐레나 카스야노바(51)씨는 지난 몇 년간 이집트와 헝가리, 터키를 방문했고 이제 서유럽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여행의 증가는 러시아인들의 삶의 질이 향상된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문은 러시아 역사에서 처음으로 많은 러시아인들의 해외 여행 경험은 옛 소련 시절에 형성된 고립과 편협함을 완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인들의 해외 여행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시절에 이룬 경제회복 뿐 아니라 국가가 정상화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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