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공매도)⑤기업들도 화들짝

기사입력 2008-07-25 09:30
- 하이닉스·LG전자등 `공격대상` 주가 급락
- 주가변동성 확대..기업 본질가치 왜곡 우려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최근 주식시장의 주요이슈로 부상한 공매도와 관련 국내기업들도 그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와 LG전자 등 공매도로 인해 홍역을 치른 기업들은 주가급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기업들은 공매도가 엄연한 투자전략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결국 주가의 변동성을 확대, 기업가치를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단기적인 투자에만 급급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공매도에 악성루머까지..`

지난달 중순 하이닉스반도체(000660) IR팀에는 비상이 걸렸다. 6월초만해도 3만원대를 유지하던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9일 3만1450원을 기록한 하이닉스 주가는 한달만에 2만2550원까지 내려앉았다.

반도체시황이 아직 부진하고 영업적자가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같은 주가급락은 예상범위를 뛰어넘은 수준이었다.

주가급락에 대한 원인을 파악한 결과 하이닉스는 대차거래 잔고 급증에 이은 공매도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이같은 현상은 하이닉스가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하이닉스 대차거래잔고는 7월중순까지 꾸준히 늘어났고, 차입주체의 90%이상은 외국인 헷지투자자들로 분석됐다.

하이닉스가 집계한 결과 6월 전체 거래량 기준으로 공매도 비율은 약 13% 수준으로, 이는 곧바로 수급에 부담을 줬고 주가하락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하이닉스가 CB발행 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두고, 유동성 위기에 시달린다는 악성루머가 유포되기까지 했다. 공매도를 통해 차익을 얻으려는 일부 세력들이 고의로 루머를 유포한게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LG전자 역시 공매도로 인해 주가급락을 겪은 사례중 하나다.

지난달초만해도 14만원을 유지하던 LG전자 주가는 7월들어 10만원 초반까지 하락했다. 같은기간동안 거래소시장 역시 약세를 보인 점을 감안해도 LG전자의 급락폭은 지수 하락폭을 훨씬 상회했다.

◇`투자전략이긴 하지만...` 기업가치 왜곡 우려

기업들은 대차거래 및 공매도가 하락장에서 사용되는 투자전략중 하나이긴 하지만 주가 변동성을 과도하게 확대할 경우 기업들의 가치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을 위해 필요한 제도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공매도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되는 부분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특히 주식발행 등 회사입장에서 중요한 시기에 이같은 현상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같은 제도를 이용해 단기적인 차익을 실현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 상장기업의 고위임원은 "주가라는 것이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는 지표 아니냐"며 "공매도 등으로 인한 과도한 주가하락으로 실질적인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임원은 "결국 회사의 가치를 보고 투자한 다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이같은 제도가 악용되는 것은 예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by 100명 2008. 7. 26. 1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