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권 차관, 스크린쿼터 집단이기주의?
[프라임경제 2006-01-20 17:56]
영화인 단체 거센 반발 불가피 '일파만파'

[프라임경제] 스크린쿼터를 둘러싼 정부와 영화인들의 충돌이 되풀이될 전망이다.

권태신 재정경제부 차관이 20일 스크린쿼터에 대해 집단이기주의라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자 ‘스크린쿼터지키기 영화인 대책위’ 등 영화인들은 반박 논평을 준비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권 차관은 이날 중소기업 최고경영자 모임인 ‘CEO 네트워크’ 주최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조찬강연 에서 “새만금 · 천성산 · 화물노련 문제 등에서 민주적인 갈등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은 집단이기주의는 스크린쿼터에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크린쿼터와 관련, “김대중 대통령 시절 국산 영화의 점유율이 40%를 넘으면 스크린쿼터를 줄이겠다는 얘기가 있었는 데 지금은 시장 점유율이 59%까지 올라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 전체 국민은 4800만명인데 비해 영화인은 1만~2만명이고 우리의 전체 수출은 2800억 달러 선인데 비해 영화 수입은 1억달러 규모”라며 국내 영화계가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스크린쿼터지키기 영화인 대책위’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재경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스크린쿼터가 국제법상 정당하고 한국영화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제도라는 확답을 받았다”며 “그럼에도 일부 관료들의 돌출 발언이 계속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분개했다.

특히 그는 권 차관의 이번 발언이 ‘집단이기주의’ 등을 거론, 영화인들을 비도덕적인 집단으로 매도했다며 한류열풍을 주도하는 영화 관계자들은 오히려 한국 산업에 기여하는 주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권 차관 등 일부 관료들의 즉흥성 돌출발언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전국경제인연합 국제자문단과 한미재계위원회 등의 미국측 대표가 타임워너 및 시티그룹 고위관계자라는 사실을 볼 때 경제부처와 재계, 미 영화계의 커넥션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권 차관의 발언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8일 신년연설을 통해 올해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를 통한 영화계 발전으로 막대한 외화소득효과를 얻는데다 국가신인도까지 높이는 등 공헌을 감안해야 한다며 오는 25일 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을 지켜본 뒤 구체적인 투쟁수위를 결정짓겠다고 밝혀 정부와의 충돌을 예고했다.

by 100명 2006. 1. 20. 1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