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네마 산업발전 공개토론회
"2010년 전국 스크린 50% 전환"
영화업계선 "중복투자 부담"


"2010년까지 전국 스크린의 50%를 디지털로 전환한다."

문화관광부와 영화진흥원위원회(위원장 안정숙)는 21일 열린 디지털시네마 산업발전을 위한 공개토론회에서 상영관의 디지털 전환 장려사업을 통해 전국에 디지털시네마를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화업계에서는 디지털시네마 추진에 대해 아직까지 필요성을 피부로 절감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중복투자를 감수하지 않을 수 없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나섰다.

토론에서 박현철 영화촬영 감독은 "국내 메가박스에서 `스타워즈'를 디지털 상영을 했는데 필름으로 상영한 것이 선명도 면에서 오히려 낫다는 의견도 수렴됐다"며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경쟁을 하면 당연히 디지털이 낫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과정마다 테스트베드를 만들어 똑같은 환경에서 비교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일 메가박스 운영본부장은 "디지털시네마는 현재 극장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고객들 입장에서도 화질이 현저하게 좋은지 의문인데다 현재 극장 입장에서는 중복투자를 감수하지 않을 수 없어 비용 면에서 불리한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최평호 CJ엔터테인먼트 상무는 "투자ㆍ배급사 입장에서 보면 필름이 줄어들면서 비용이 절감되는 부분보다는 장비증설에서 원가상승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며 "디지털시네마는 고화질, 고품질로 관객서비스 면에서는 순기능이 많지만 반드시 작품의 퀄러티와 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즉, 투자ㆍ배급사 입장에서는 어떤 작품을 갖고 흥행에 성공할 것인지가 더 주요한 관심사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관련업계는 2010년까지 50%까지 설비투자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에 배해 5년 동안 이중원가 부담을 갖게 된다며 수동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시네마 사업은 문화부 내에서도 관련 예산을 책정하는 게 너무 앞서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문화산업국 박양우 국장은 "디지털시네마는 이미 다른 나라들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전략을 통해 앞서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영진위는 21일 오후 2시 전경련회관 대회의실에서 디지털시네마 산업발전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8월 공식 출범한 `디지털시네마 비전위원회'의 원용진 1분과 위원장과 백준기 2분과 위원의 주제발표로 진행됐다.

◇원용진 교수=디지털시네마 산업발전 정책비전 중간보고

"디지털시네마는 영화뿐만 아니라 DMB, 와이브로 등 신규 영화 유통망이 디지털콘텐츠와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또한, 아날로그 필름 영화관과 달리 디지털 필름 영화관을 통해 국내 1300개 스크린 기준 약 630억원의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디지털시네마 추진을 위한 기초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테스트베드 운영 및 기술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디지털시네마 지원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테스트베드 구축은 촬영, 제작, 압축, 전송, 배급, 상영 등 일련의 작업을 검증할 수 있는 실험환경을 구축한다.

2010년까지 54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면 로드맵 달성에 무리가 없다는 제안을 해본다."

◇백준기 교수=한국적 표준화와 테스트베드

"미국, 일본, 유럽에서 나름대로 각 국의 방식대로 표준화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해외 표준동향을 분석해 영상압축, 제작기술, 배급기술 등 한국적 표준화를 추진해야 한다. 한국은 아직까지 다른 나라에 비해 디지털시네마 기술이 일천하지만 디지털시네마포럼(KDCF)에서 동영상압축기술, 디지털시네마 사운드, 고성능 영상압축 기술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에 정점에 도달해 있는 IT기술을 폭발시킬 수 있는 도화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영화'가 디지털콘텐츠로 발전해야만 IT기술을 유인해 접목시킬 수 있다."
by 100명 2005. 11. 24.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