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없는 영화 일본 상륙
[필름 2.0 2005-10-22 17:30]
필름 없는 영화의 시대가 열린다. 광 섬유망을 통해 디지털 소스를 전송, 상영하는 디지털 배급이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시도된다. 테이프를 끊는 작품은 10월 22일 일본에서 개봉한 팀 버튼의 <유령 신부>. 그간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인크레더블> 등 일부 디지털 영화가 디지털 배급을 시도한 적 있으나 자국의 소수 극장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거나 디지털 소스를 저장 장치에 담아 운반하는 정도에 그쳐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배급에는 이르지 못했다.

워너브러더스와 워너 재팬, NTT(일본전신전화)와 NTT 웨스트, 배급사 도호 등 5개사가 동참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필름 프린트를 운반 상영하던 기존 배급로 대신 미국과 일본 간의 광 섬유망을 통해 <유령 신부>의 디지털 소스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캘리포니아 워너 본사에서 송출한 디지털영화가 일본의 NTT 센터로 전송된 후, 다시 NTT의 광섬유 네트워크를 통해 디지털 상영 시설을 갖춘 도쿄와 오사카의 극장들로 보내지는 것. 장편영화가 대륙을 건너는 본격적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이번 상영은 현재 기술로 가능한 최상의 해상도를 보여 주는 4K 포맷으로 이루어져 디지털 시네마 기술의 첨단을 선보이게 된다. 디지털 배급의 가장 큰 걸림돌은 디지털 상영 설비를 갖추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이지만, 극장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도호는추후 여러 극장에 디지털 영사 시스템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혀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디지털 배급이 상용화된다면 매 영화마다 필름을 제작, 운반하는 데 드는 비용이 대폭 절감되며 관객들은 더 선명하고 품질 높은 영상을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하게 감상할 수 있다. 1년 계획으로 시도되는 이번 프로젝트의 상영작에는 내년 여름 일본 개봉 예정인 <해리 포터와 불의 잔>도 포함되어 있다.
김영 기자

by 100명 2005. 10. 26. 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