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 태권브이' 복원 뒤 첫 선>
[연합뉴스 2005-09-20 17:59]
복원작업 마친 로보트 태권브이 '

(서울=연합뉴스) 안인용 기자 = 국내 최초로 전편 복원작업을 마친 김청기 감독의 1976년작 '로보트 태권브이'가 20일 공개됐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와 신씨네는 20일 오후 서울 용산CGV 영화관에서 '로보트 태권브이' 시사회를 가졌다. 시사회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작품은 영상과 사운드 면에서 모두 깨끗하고 선명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여줬다.

국산 SF 애니메이션의 효시로 꼽히는 이 작품은 2003년 영진위 창고에서 발견된 뒤 2년 동안 디지털 복원작업을 거쳤다. 이번 복원작업에 투입된 예산은 약 10억원으로 모두 72명의 인원이 영상과 사운드 복원 작업에 참여했다.

영상 복원은 필름 스캐닝 등으로 디지털 복원 작업에 필요한 소스를 얻은 뒤 오토메이션ㆍ매뉴얼 디지털 복원으로 전체 8권 분량인 10만8천852 프레임을 하나하나 스크래치와 얼룩을 지우고 색을 보정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사운드는 원본의 음향이 많이 훼손돼 충실한 복원이 어려웠다. 이에 영진위는 5.1채널 돌비디지털(SRD) 형식으로 리메이킹하기로 결정, 음향과 성우 등 사운드를 다시 녹음했다. 원본 음향은 보존판으로 남겨놓았고 복원된 작품에는 새롭게 리메이킹한 음향이 들어가게 됐다.

안정숙 영진위원장은 "이번 복원작업은 영화사 전체로 볼 때 중대한 일"이라며 "이번 작업을 계기로 영상자료원의 영화 보존 역량과 영진위의 기술 역량을 합쳐 영화적인 문화유산 복원을 계속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사회에 참석한 김청기 감독은 복원된 영화를 관람한 뒤 "죽었던 자식이 살아서 돌아온 기분"이라며 "결과물이 기대 이상"이라고 기뻐했다.

'로보트 태권브이'는 다음달 6-14일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부문에 초청돼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야외상영된다.

이 영화의 판권을 갖고 있는 신씨네는 "탄생 30주년을 맞는 내년 7월에 이번 복원 작업에 이은 3D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브이 부활 프로젝트' 제작발표회를 갖고 '로보트 태권브이' 30주년을 기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by 100명 2005. 9. 27. 1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