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네마 시대, 걸림돌은 없나

 문화관광부가 최근 ‘차세대 디지털시네마 비전위원회(위원장 이충직 중앙대 교수)’를 구성하고 디지털시네마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디지털시네마 사업은 특정 분야의 단일 기술이라기보다 제작에서부터 망을 통한 공급, 보안 시스템 문제 등 여러 기술들이 동원돼야 하는 IT 기술집약형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에따라 디지털시네마 사업은 IT업계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영화계에서는 디지털시네마 사업에 동감하면서도 막상 초기에 요구되는 과다한 장비교체 비용 등에는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영화 제작·유통 획기적 변화=디지털시네마는 디지털 장비를 이용하여 촬영에서 부터 상영까지 필름제작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한 다음, 이를 파일 형태로 극장에 전송하여 디지털 영사기로 상영하는 영화를 말한다.

 기존 필름 방식보다 선명한 화질과 사운드가 가능하고 상영 횟수가 늘어나도 최초의 화질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제작비용 절감 및 제작기간 단축이라는 이득은 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대목이다. 이충직 위원장은 “필름이 디지털로 바뀔경우 배급용 프린트 제작비용 절감액만 연간 600억원 가량(국내 기준)에 이를 만큼 파급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IT시장 긍정적 효과=디지털시네마는 디지털 융합환경을 주도할 수 있는, 파급효과가 큰 핵심기반 분야로서 IT가 근간이다. 이에 따라 영화계와 IT업계에서는 세계적으로 필름영화가 디지털시네마로 바뀔 경우 IT부문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많은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콘텐츠 서버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비롯, 디지털전환과정에서 필수적인 데이터압축·콘텐츠가공·보안시스템·콘텐츠전송서비스 등 IT산업 전반에 걸친 전후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직은 뚜렷한 움직임이 없는 표준화 분야에서도 IT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경우 부수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장대익 선임연구원은 “국내 표준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돼 로열티 수입 등을 기대할 수 있다”며 “IT기업들이 다양한 수입원을 창출할 수 있는 계기를 디지털시네마가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비용 등 걸림돌 많아=무엇보다도 아날로그 영사기 등을 디지털기기로 교체하는 비용 등이 아직은 지나치게 비싼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제작자·배급자·극장주 등 영화계 관계자들은 디지털시네마 추세에 공감하면서도 본격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콘텐츠와 시스템의 미비, 영상압축·보안기술 등 표준화의 부재, 장비·시설의 부족, 데이터축적과 기술정보 공유 문제,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 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히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오는 2009년까지 투입하기로 한 디지털시네마 예산(490억원)도 예정대로 투입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획예산처가 “민간이 투입해야 할 자금을 정부가 대신할 필요가 있느냐”며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by 100명 2005. 9. 5. 0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