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딜레마' 빠진 오스카

최근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디지털영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디지털영화 확산에 따른 제작 환경의 변화로 전통적인 아카데미상의 영역에 혼동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영화가 상영되는 방식을 기준으로 삼는데, 디지털영화는 셀룰로이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그 공로를 인정하는 데 있어 늘 문제가 있었다.

올해의 가장 큰 이슈는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씬 시티>와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다. 두 영화 모두 광범위하게 디지털 세트를 사용했으며 그로 인해 탁월한 비주얼을 선보였다. 그렇다면 그 공은 프로덕션 디자이너의 몫일까, 촬영감독의 몫일까, 아니면 특수 효과의 몫일까? 딱히 구분되지 않는다. 연기 부분에서의 혼돈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아카데미상에서 <반지의 제왕> 팬들은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에서 골룸의 연기야말로 조연상감이라고 격찬했으나 후보 지명에 실패했다. 골룸을 연기했던 앤디 서키스는 피터 잭슨의 신작 <킹콩>에서도 모션 캡처를 통해 킹콩을 연기했다. 그 외에도 디지털 캐릭터들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의 요다나 <씬 시티>의 옐로 바스터드는 어떻게 봐야 하나? 찰스 번스타인 위원장은 “매년 특정한 영화들이 상의 성격을 바꾸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 아카데미는 어느 해보다도 격렬한 토론에 빠져 있다.

by 100명 2005. 8. 26. 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