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라이터 완전대체

미국의 여러 콘서트 장에서 팬들이 흔들어대는 조명장치로 기존의 라이터를 제치고 휴대전화가 뜨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휴대전화는 단순한 통화 기능을 뛰어넘어 인터넷 웹 서핑을 하고 텔레비전을 시청하는가 하면 사진이나 동영상을 친구들에게 보낼 수 있는 등 유비쿼터스 장비가 됐지만 이같은 기능 이외에도 콘서트장 조명의 역할까지 새로 추가되고있다는 것.

특히 대부분의 공연장에서 카메라나 촬영장치 휴대는 막고 있지만 거의 모든 개인이 소지한 휴대전화를 막을 수는 없는 입장에서 화재 위험성이 있는 라이터보다 훨씬 안전한 휴대전화의 조명 장치화는 주최측에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실제로 지난 22일 저녁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볼에서 열린 제임스 테일러 공연의 경우 테일러가 노래를 부르는 동안 대부분의 입장객들은 휴대전화의 플립을 열어 형형색색의 조명을 켠 뒤 높이 쳐들고 흔들어댔다. 콘서트 장에서 팬들이 사용하는 조명은 1970년 포크가수 멜라니의 공연 때 촛불을 들고 나오면서 시작됐고 이후 휴대용 라이터가 촛불을 대체했었다.

유니버설시티 깁슨 공연장의 재닛 백서 대변인은 "휴대전화가 라이터를 완전히 대체했다"며 "수 천명의 관중들이 일제히 휴대전화를 켜고 흔드는 장면은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한편 콘서트 장에서 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적극 유도하는 가수들도 흔하게 볼 수 있다. `U2'의 보노는 청중들에게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를 돕기 위한 메시지 보내기를 권유하고 있고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은 카메라폰의 플래시를 터뜨리게 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by 100명 2005. 8. 26.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