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천당과 지옥이 가장 극명한 싸움터는 디지털카메라 게임 음악포털 메신저 PC 등 의 시장이다.
이 분야 최고경영자(CEO)나 개발 담당자들은 하루도 발 뻗고 자질 못한다.
한 달,심지어 1주일 만에 패배를 시인하고 짐을 싸야 하는 때도 있다.
2000년부터 4년간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1위를 고수했던 올림푸스.톱 모델 전 지현을 기용해 젊은 층에 디카 바람을 일으켰던 이 회사가 올 들어 4위로 떨어 진 것은 빅 뉴스다.
가장 큰 원인은 소비자의 이목을 끌 만한 후속 제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
500만 화소급 이상 고화소 제품군을 뒤늦게 내놓은 게 4위 추락의 요인이 됐다 .
다음은 신시장에 늦게 진입하는 바람에 후발주자인 NHN에 밀린 케이스.다음은 1995년 출범해 인터넷 시장을 주도했으나 NHN이 등장한 2000년 이후 한계를 드 러냈다.
NHN이 검색 포털과 게임 포털,지식 검색을 묶는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다 음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다음이 후속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내놓지 못해 곤경에 처했다고 보 고 있다.
게임 시장에서도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해 1,2위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국민 게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히트했던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가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여름 첫선을 보였던 카트라이더는 캐주얼 게임이라는 영역을 열어 폭발 적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올 들어 점유율이 하락하며 3위로 밀려났다.
소비자들이 캐주얼 게임에 식상했기 때문이다.
게임포털 시장에서도 한게임 넷마블 피망의 3강 구도가 무너지고 넥슨닷컴이 단 숨에 1위로 치고 올라갔다.
넥슨닷컴이 '메이플스토리''비앤비''워록' 등으로 대박을 터뜨리는 사이 기존 3강은 히트 게임을 내놓지 못한 채 안주하다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음악 포털에서도 3년간 지존의 자리를 지켰던 벅스가 소리바다에 1위를 내줬다 .
벅스는 무료 서비스를 무기로 하루 100만명이 접속할 만큼 인기를 누렸으나 음 원저작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쇠락하기 시작했다.
유료 사이트인 뮤즈 맥스MP3 멜론 쥬크온 등에도 밀리고 있다.
메신저는 후발주자인 네이트온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1위 MSN메신저가 무너진 사례.1600만 회원을 보유한 싸이월드와 연동하는 네이트온의 전략에 제대로 맞 서지 못했던 것. 결국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MSN메신저가 토종인 네이트온에 뒤지는 이변이 발생했다.
개인용 컴퓨터(PC) 업계에서는 죽음의 문턱까지 간 기업도 있다.
1980년대와 90년대 PC 업계를 주름잡았고 2000년대 초까지 '벤처 신화'란 말을 들었던 삼보컴퓨터와 현주컴퓨터는 아차 하는 정책 실수로 위기를 자초했다.
현주는 2001년 뒤늦게 노트북PC 사업에 뛰어들어 실패했고 삼보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진출해 큰 손실을 보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결국 현주는 지난 4월 부도를 냈고 이어 5월엔 삼보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휴대폰 분야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승승장구했던 한국의 주요 휴대폰 메이커들은 최근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고성연·임원기 기자
amazingk@hankyung.com
RECENT COMMENT